김대중 대통령이 장관급 9명과 청와대 비서실장및 수석비서관 6명을 교체하
는 등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은 최근 각종 게이트사건으로 바닥으로
떨어진 민심을 추스리기 위한 개각이라는 점, 그리고 나아가 어쩌면 임기
말 국정을 이끌어갈 마지막 내각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대
통령은 이번 개각에서 이한동 총리와 진념부총리 등 내각의 주요자리를 유
임시킴으로서 정국을 안정시키는 한편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전면교체하고
대신 실무형장관들을 기용함으로써 임기말 국정을 차질없이 운영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지원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정책담당특보로 재기용한것은 청와대를 '친정체제'로 보강한것으로 보이며
이한동총리를 유임시킨것은 총리를 교체할 경우 여소야대 국회상황에서 후
임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절차를 받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 고
려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총리가 경질되지 않고 박지원전 기획수석이 복귀
한 것에 대해 야당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정국이 어떤 양상을 띄게 될
지 걱정스럽다.
국민들의 불안도 바로 그점이다. 청와대가 내각을 바꿀수 밖에 없었던 것
은 최근 잇달아 터지고 있는 각종 의혹사건에 청와대를 비롯해 장관들이 직
간접적으로 개입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대통령주변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시
각이 팽배해 있고 그런 점에서 상당수 국민들은 이번 개각이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거국중립내각이 되길 바랬다. 한나라당이 개각과 관련된 논평
을 통해 〃개별적인 인물하마평을 할 필요성조차 느낄수 없는 개악〃이라
며 〃정권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같다〃고 포문을 연것도 이번 개각이 이
런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느꼈기 때문일것이다. 물론 김대중대통
령 역시 인선과정에서 상당한 고민을 했겠지만 거국중립내각으로서의 면모
를 찾아볼수 없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쨋든 미진한 점이 있지만 진용이 짜여진 이상 새 내각은 혼란스런 정국
상황속에서 대통령을 잘 보필해 아직 미완으로 남아있는 4대개혁이 한치의
차질없이 성공을 거둘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한다. 만일 이번 내각
역시 불협화음이 있거나 잡음이 생기면 그건 국가적으로 볼때 크나큰 손실
이며 비극이다. 아울러 새로 청와대에 들어간 비서진들은 청와대를 보고 있
는 국민들의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다는 것을 똑바로 인식하고 최근 일련
의 사태들이 원만하게 마무리될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당부한다.
새 내각에 바란다
입력 2002-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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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2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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