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에 또 한차례 파문이 일것 같다. 이른바 '세풍'사건으로 연루돼 지난 98년 8월 미국으로 도피했던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미 사법당국에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상 법적절차에 따라 수개월내에 우리 측에 인도돼 세풍사건에 대한 수사가 다시 활기를 띄게 될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에 따라 양대선거를 앞두고 여야관계와 정국에 엄청난 회오리가 불어닥칠 것이 분명하다. 이씨는 지난해 97년 8월 대기업 등으로부터 166억3천만원의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하고 세무조사 무마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나 검찰의 내사과정에서 미국으로 도피했었다.
이씨 검거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과 자민련은 조속한 신병인도를 통해 세풍사건의 전모를 밝힐것을 촉구한데 비해 한나라당은 '정치적 악용'을 경계하고 나서는 등 벌써부터 정국경색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더우기 오는 18일부터 국회 대정부질문이 시작되면 격렬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잇달아 불거지는 각종 게이트로 수세에 몰렸던 여권이 이씨 검거를 반전의 계기로 삼을 것이 분명하다. 반대로 야당으로서는 검찰수사와 재판결과가 단연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 뻔해 이래저래 정국은 국민들의 바램과는 달리 혼탁한 폭로전으로 얼룩져질 것이 벌써부터 우려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씨의 신병인도는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자칫 신병인도 시기가 늦어질 경우 온갖 의혹과 루머로 인해 정국 경색이 장기화될수 있으며 이로인해 어렵게 살아난 경제에 또다시 걸림돌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이 크게 걱정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이씨 문제로 정치권이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이 무서운게 아니라 그 여파가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좀처럼 나아질 기색을 보이지 않는 것은 경제가 어떻게 되던 나몰라라했던 정치권의 행태를 국민들이 신물이 날 정도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씨 검거가 그런 전철을 밟지 않을까 국민들은 불안하다.
세풍사건의 주역인 이씨가 귀국할 경우 그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여당은 이씨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되며 야당 역시 엄정한 수사를 방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죄가 있다면 한점의 의혹없이 국민앞에 떳떳하게 밝혀야 한다. 어차피 심판은 국민의 몫이다. 이전투구로 정국을 혼란하게 하는 것보다 여야가 합심해 의혹을 규명할때 정치권은 한단계 성숙할 것이다.
'세풍 의혹' 이번엔 꼭 밝혀야
입력 2002-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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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1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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