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화(貨)의 대미(對美) 달러 환율이 최근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자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달러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채산성이 크게 나빠진다. 수출이 늘어나도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액을 우리 돈으로 환산할 때 매출액과 이익규모가 그만큼 줄어든다. 그런데 최근 20여일 동안 원·달러 환율이 4%나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돈 가치가 달러에 비해 많이 올라 걱정인 것이다.

우리경제는 활발한 내수에 힘입어 경기회복세가 뚜렸해지고 있지만 불안요인과 불확실성도 많아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게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주식·부동산에 대한 '거품'과 가계 부실화의 우려 속에 내수에 의존하는 경제성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경제의 버팀목은 무엇보다 수출이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수출이 안되고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우리경제의 불안과 경기침체로 직결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업체인 삼성전자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순이익이 1조원 가량 줄어든다니 환율변동 특히 환율하락의 영향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의 수출은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기업의 설비투자도 늘어나는 등 전망을 밝게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환율하락이 위험수위에 이르렀고 마침 콜금리까지 인상되어 수출업체를 포함해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나게됐다. 수출업계로서는 부담이 이중으로 증가한 셈이다. 여기다 미국경제의 회복이 불투명해지면서 미국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수출여건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수출업계의 대책마련이 시급할 뿐 아니라 정부의 대응책도 있어야 한다. 우선 환율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환율하락의 원인분석과 함께 앞으로의 추세를 예측하고 이에따른 장단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환율이 수출업체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떨어진다면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과 같은 비상대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조되는 것은 업계의 수출경쟁력 강화다. 미국·일본·중국 중심의 수출시장이나 반도쳬·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편중된 수출구조의 개선, 고부가가치 수출상품의 비중을 높이는 문제 등 장기적인 전략을 꾸준히 개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