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남부지방의 난개발이 또다시 심각한 걱정거리로 불거지고 있다. 바로 교통대란 때문이다. 그동안 난개발로 주민에게 극심한 불편을 초래했던 성남, 용인등지에 대규모 신규 아파트단지들이 입주하면서 조만간에 교통대란이 재연될 것같다는 보도에 분노가 앞선다.

건교부가 13일 밝힌 내용에 의하면 현재 용인지역에서 공사중인 아파트 단지는 모두 87곳으로 내년부터 2004년까지 9만여명, 성남시 분당구의 주상복합아파트의 건설로 1만여명등 모두 10만여명의 인구가 신규로 유입될 것으로 보여 이들 지역의 교통혼잡이 극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건교부는 이들 대부분이 서울 출·퇴근 인구로 추정돼 러시아워대 경부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비롯, 주요 간선도로와 지선도로의 교통량이 평균 20%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내년부터 용인지역에서 서울까지 출·퇴근 시간대의 통행시간은 현재 1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30분이상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단지 추정일뿐 현실적으로 심할 경우 2~3시간 이상씩 소요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하지만 건교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수년전 내놓은 9개 구간의 도로공사와 광역전철 분당선 연장구간 공사를 포함한 수도권 남부교통개선대책 가운데 단 2곳만이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며 7곳은 아예 공사 착공은 커녕 부지마저 확보치 못하고 있어 임시방편의 해결 방안조차 요원한 형편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접 도시인 오산, 화성일대의 동탄 신도시에 이어 이들 지역의 역세권 개발 등을 틈탄 대규모 아파트들이 도시기반시설이나 연계도로망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들어서고 있다. 여기에 새로 도시계획이 입안된 광주시 경안지구에 내년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 상당수의 인구가 더 큰폭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여 교통문제는 대란이 아닌 지옥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성장주의에 집착한 당국의 '선개발 후대책' 개발논리와 사후 무대책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있다.

아무튼 정책당국은 그동안 수도 없이 난개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히며 이런 저런 대안을 내놓았으나 이젠 모든 것이 공염불로 끝난 상태다. 다시는 마구잡이식 개발의 우를 범하지 말 것을 정책당국에 당부하고 싶다. 빠른 시일내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