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은 수년전부터 '죽음의 하천’으로 불려왔다. 의왕시 고천동에서 발원해 총 길이 32.2㎞로 왕곡 오전 당정 산본 학의 시흥 목감천 등 지류가 9개에 이르러 수질오염이 날로 악화되던 하천이다. 그런 안양천에 며칠 전 폐수가 수천t이나 흘러들어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는 보도다. 그것도 시험가동에 들어간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한 폐수를 정화하지 않은채 그대로 방류했다는 것이다. 일반 시민들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형사고발을 했으면 했지 가만 둘리가 만무하다. 안양시가 오는 9월 본격적인 하수처리장 시설물 가동에 앞서 시험가동을 하다가 시공사에서 폐수를 정화시키는 오니량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니 이해가 가질 않는다.
안양천은 70년대 이후 각종 생활폐수와 공장폐수로 생물이 살지 못하는 하천의 대명사가 됐었다. 안양천 유역에서 오·폐수 배출시설은 1천64곳이나 된다. 하루 평균 6만t이 넘는 오·폐수가 안양천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년전에는 안양시장과 서울구로구청장 등 안양천 유역 11개 자치단체장들이 모여 '안양천 수질개선대책협의회'를 창립하고 안양천 수질개선을 위한 공동사업을 추진키로 합의하기도 했다. 이번 하수처리장 폐수방류사고도 지난 92년 가동에 들어간 1일 처리능력 30만t의 시설이 13만t 정도를 초과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던중에 일어났다.
특히 안양천은 수심이 낮고 수량이 적어 건천화 현상이 심해 수질개선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철저한 하수처리과정을 거치는 시설도 절대 부족하다. 꾸준한 수질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양천 본류는 아직 5급수(BOD농도 10ppm 이상) 이하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러 자치단체의 이해가 엇갈려 하수처리장 증설문제가 어렵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철저한 점검과 사전준비를 통해 이같은 폐수방류가 다시 있어서는 안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환경지속지수가 세계 122개국 가운데 95위라고 한다. 국민소득수준은 상위권에 속하면서도 환경분야에서 이처럼 형편 없는 평가를 받은 것은 그동안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미흡했던 탓이다. 안양천 하수처리장과 같은 지자체에서 벌이는 환경기초시설 공사에서도 철저한 시공과 관리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비난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하수처리장서 폐수방류라니
입력 2002-06-02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2-06-02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22 종료
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유죄가 최종 확정된다면 국회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 판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