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눈병으로 불리는 급성출혈성 결막염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염려스럽다. 특히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경기도의 초·중·고 학생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 휴교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데다 안과 병원이 환자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이젠 눈병 치료약까지 동날 판이라고 아우성이어서 치료에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고 하니 더욱 걱정스럽다.

여하튼 문제는 현재 아폴로 눈병 감염학생수가 계속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데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5일 눈병에 감염된 학생수가 전날 1천여학교의 5만7천여명에서 하루 사이 1천400여학교 9만여명으로 급증했다고 집계했다. 40여학교가 휴교했으며 1천500여학교에서 감염학생들에게 등교 중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완치한 학생수에 비해 감염학생수는 매일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도내 병의원에는 하루 300~400여명의 환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약품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어 조만간 치료조차 중단해야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만약 진료가 불가능하다면 눈병 대란은 불보듯 뻔한 실정이다.

이런데도 학교·보건당국은 발병시기가 예년에 비해 2~3주 늦어진데다 개학을 맞아 공동생활을 하는 학생들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병한 것인 만큼 방지책이 없다는 책임회피성 발언만 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눈병확산을 방치한 보건·교육당국은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냥 책임 타령만 하기에는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제부터라도 눈병 차단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다.

아폴로 눈병은 위생관리가 부실한 수영장의 오염된 물이나 젖은 수건, 감염자와의 직·간접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고 전문의들은 말하고 있다. 비교적 증상이 가볍고 빨리 치료된다고는 하나 반갑지 않은 유행병인 것은 틀림없다. 교육 보건당국은 우선 학생들에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도록 각별히 지도하고 교내 감염실태를 신속하게 파악, 대처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아울러 보건당국은 미·일등 선진국을 따라 아폴로 눈병의 법정 전염병 지정을 검토해야 한다. 치명적인 병은 아니라 해도 전염병 예방관리 차원에서 연구해 볼만하다. 감염 학생들에게는 외출후 손발을 씻고 가급적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피해 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