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지역에 대한 경기도민들의 자원봉사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96, 98, 99년 기습적인 집중강우로 세차례나 처참한 수해를 당했던 경기북부지역은 물론 도내 전역에서 강원도로, 경상남북도로 자원봉사를 떠나는 도민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이다.
10일 하루만 해도 도내 상습수해지역인 연천군 왕징면 주민과 연천군청 공무원 80여명이 강원도 강릉시 강남동을 찾아 수해복구 작업을 벌였다. 또 고양시 주엽동 주민자치위원회 등 40여명은 지역주민들이 정성껏 마련한 구호품을 전달하는 한편 복구현장에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들었다. 파주시의 한 우유배달원은 어려운 형편에도 100만원의 성금을 본보에 기탁하는 것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랬다. 의정부시 약사회와 의사회는 진료봉사진을 구성해 정선군에서 의료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구리시는 민·관이 혼연일체가 돼 모든 여력을 수해지역 지원에 투입했다. 그런가 하면 성남 수정숯골축제의 경우와 같이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축제취소를 결정한 경우도 있다. 경기도내에서 이런 미담들이 한두 건이 아니다. 자원봉사 행렬은 앞으로 점점 더 확대될 조짐이다.
도민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천재와 인재가 뒤섞인 대형수해만 세번이나 겪었던 터라, 태풍 루사가 휩쓸고 간 수해지역 주민들의 아픔을 자신의 일처럼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보여준 성원과 복구지원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웃의 진심어린 온정이야말로 수해민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지난번 월드컵 4강신화가 미래를 향한 국민에너지를 결집했다면, 이번 수해지역 자원봉사 행렬은 어떠한 재난이라도 국민이 화합해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를 만들고 있고, 그 일에 경기도민이 앞장서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자원봉사 인력과 장비가 자발적인 까닭에 특정지역에 집중됨으로써 낭비되는 상황이다. 아직도 온정의 손길이 미치지 않거나 턱없이 부족한 지역이 많은 실정이다. 자발적으로 조성된 국민의 온정인 만큼 재해지역에 골고루 퍼져야 마땅하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자원봉사를 원하는 사람들과 장비들이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자원봉사 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경기도민, 보은의 자원봉사
입력 2002-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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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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