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시장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또다시 말썽이다. 특히 검찰에 구속된 박성규 전 안산시장의 부패 타락상은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공직 재임중 축재를 위해 자신의 기업체에서 비자금을 조성, 그것으로 그린벨트 해제예정지역의 부동산 수십건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고 하니 치부의 수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한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아닐 수 없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22일 박 전시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시장은 재임중인 지난해 12월 안산시 사사동 일대의 그린벨트가 해제조정 우선순위 1위로 평가 받은 사실을 알고 친인척을 앞세워 이 일대 농지와 임야등 12만평을 117억원에 매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박 전시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레미콘회사의 장부를 조작, 비자금을 조성해 부동산 구입자금으로 사용하고 건설업체에 되넘겨 18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고 한다.
부언하면 박 전시장은 먼저 매입한 땅을 4배 차익을 남기며 되팔고 그 계약금으로 2차 땅 매입에 나선 것이나 공직자 신분을 감추기 위해 조카 등의 명의를 빌린 것은 전형적인 투기 수법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투기에 앞서 그린벨트 해제 대상지역에 대한 입소문을 집중적으로 유포, 땅값 올리기에 나섰을 것이다. 박 전시장은 한탕을 노린 전문 투기꾼이나 다름없다. 박 전시장은 또 세입자용 임대아파트 부지를 일반 분양 아파트로 용도변경해준 대가로 건설업자에게서 5억원을 받은 파렴치범이기도 하다.
우리는 박 전시장의 치부 행태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동안 박 전시장에 대한 비리의혹은 수차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도 있다. 그때마다 이런 사실들이 유야무야 처리되는등 성역에 가까운 위세를 떨었던 것이 박 전시장의 그간의 행동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부동산 투기꾼이요, 파렴치범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것이 비단 박 전시장만에 국한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항간에 그린벨트해제와 함께 도내 신도시 계획과 맞물려 고위공직자들의 투기연루설이 회자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소문의 진위여부를 사법당국이 확실히 가리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몰지각한 민선시장의 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제도적 대안마련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다니
입력 2002-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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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2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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