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가지 경기지표를 보면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경상수지 흑자가 기대이상이고 그간 움츠러들었던 증시도 서서히 살아나는 듯하며 실업률은 2.6%로 외환위기 이전상태로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생산현장마다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생산직, 영업직, 물류마케팅직 등의 구인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 청년실업률은 금년 10월말 현재 5.9%로 상당히 높다. 해를 거듭할수록 전체실업률과 청년실업률간의 격차가 점차 확대되어 최근에는 청년실업자수가 전체 실업자수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 때문인지 취업 경쟁률이 최고 340대 1을 기록하는가 하면 취업박람회장은 사상초유의 구직자 물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업체들은 구인난 때문에, 청년실업자들은 구직난 때문에 모두 고통을 받고있는데 이처럼 극단적인 수급불균형의 원인은 수요측과 공급측 모두에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업들의 생산구조는 일자리를 적게 창출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반면에 청년들은 갈수록 힘들고 어려운 직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청년층들의 지나친 근로기피현상이다. 적극적인 취업의사가 없는 청년들의 수가 전체 청년실업자수의 절반수준인 10만5천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 때문에 청년실업률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이들도 분명히 근로의욕은 있다. 그러나 본인의 취업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직장은 쳐다보지도 않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재 20대 청년층들은 대체로 1970, 80년대 출생자들이다. 이 시기는 고도성장기로써 국민소득은 급증한 반면 출산율은 급속히 둔화하여 한 가정의 자녀수가 1, 2명에 불과, 부모들이 자녀들을 '소황제'처럼 키웠다. 고도성장기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은 과거세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복한 생활을 누리고 있어 취업 자체가 절실하지 않다. 결혼을 해도 경제문제를 부모에게 의존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향후에는 실망실업자수가 현재보다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점이다. 미래사회의 화두는 급증하는 노인층 인구에 대한 사회적 부담 가중문제이다. 여기에 이들 공짜손님들까지 편승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문제는 실업구제프로그램 등 단기적으론 해결될 수 없다. 장기적으로 유아교육 단계에서부터 근로의 중요성을 주지시키는 국민교육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