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3일 인수위와 내각 구성을 비롯한 국정운영에 대한 집권초기의 큰 틀과 방향을 제시됐다. 특히 조각(組閣)의 방향과 관련, 노 당선자는 자신의 개혁 이미지를 보강할 수있는 안정적 내각 구성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따라서 개혁의 대통령과 안정과 균형의 총리와 함께 논공행상식 당 인사의 정부 참여를 배제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 앞으로 그 결과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노 당선자는 이날 선대위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총리가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중심을 잡고 대통령은 개혁의 과제를 추진하도록해야 한다며 내각은 안정된 팀으로 꾸려 나갈 것'이라고 큰 틀의 원칙을 밝혔다. 그리고 그는 국민이 나를 개혁. 변화적인 사람으로 보고 우려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노 당선자의 이같은 언급은 향후 국정 운영이 일각의 우려처럼 급진적 개혁 일변도가 아닌 안정속의 개혁으로 완만하고 차분하게 추진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추측된다 하겠다. 급진적 개혁은 또다른 부작용과 후유증을 불러 올 수있다는 것을 노 당선자가 잘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노 당선자의 이런 국정운영의 방향이 현재로서 적절하다는 판단이었어 우리는 환영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없다. 정부 출범 초기부터무리한 개혁 일변도 정책은 자칫 국민대통합이라는 노 당선자의 국정운영 대원칙을 훼손시킬 소지도 있을 뿐더러 여소야대의 국회 현실에서 야당과의 충돌을 초래할 수도 있단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할 수있다. 이와함께 대선때 나타났던 세대 대결 구도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 등으로 '50대 젊은 대통령에 안정감 있는 60대 총리 구도'가 이런 세대간의 갈등을 치유할 수있는 바람직한 방안이 될 수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정 속의 개혁을 이유로 이번 대선을 통해 나타난 낡은 정치 청산과 이에따른 정치개혁, 부패청산등 민의를 훼손하거나 거부하는 과거의 낡은 유물들과 타협 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일요일 민주당 개혁파 의원들이 〃대선 승리는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 아니라 과거의 낡은 정치를 청산하라는 민의〃라는 해석을 내놓은 것을 봐도 그렇다. 그러므로 이 참에 노 당선자는 국정운영에서 논공행상이나 편짜기식과 같은 구시대적 패러다임은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 구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어떤 방향이 옳고 그른 가를 심사숙고해야 할 때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