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와 관련해 임동원 대통령특사가 27일부터 평양을 방문하고 있다. 임특사의 방문은 현 정부가 위기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위한 적극적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북핵문제는 꼬일대로 꼬인 복잡다다한 양상이어서 당장에 큰 효과를 바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임특사도 출발전에 어떻게 하든지 전쟁을 초래하지 않는 방향으로, 평화적 해결을 위해 우선 대화의 물꼬와 실마리를 만들어 내느냐 하는데 방문의 참뜻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하겠다.

따라서 임특사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할 수있다. 이번 북한 방문 중 남북 관계 전반, 북-미 관계 등 여러 분야에 관한 협의를 가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북핵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지금의 교착상태는 서로간 선 양보를 요구하며 평행선을 긋는 북-미간의 고집스런 대립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에 따른 국제사회의 지탄등이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므로 임특사는 북한이 처해 있는 국제적 위기상황과 그 심각성을 이들에게 알려주고 핵을 담보로 하는 게임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일깨워 대화의 장으로 북한을 이끌어내야 하는 책무가 있다 하겠다.

차제에 북한정권도 핵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의 어거지와 비이성적이 아닌 진지하고 솔직한 입장에서 대화에 임해야 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 미국은 미국대로 북한에 대한 불침공 의사의 문서화와 반대 급부제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고 북한은 핵무기 제작의사가 없으며 검증을 받을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외형적으로 본다면 충분한 토대가 마련되어있는데도 대화가 시작되지 않는 것은 양측의 대화 의지부족 때문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불러 일으켜왔다. 이런 면에서 북한도 이번이 좋은 기회가될 수있다는점을 알아야 한다. 남측 특사의 입을 통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책임있고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있다면 자신들의 입장을 보다 명확히 할 수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간에 이번 임특사의 방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그것은 특사파견이 없었던 것보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북한은 계속 거부하는 호전적인 집단의 이미지를 굳히게 될 것이며 미국의 강경파들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명분을 얻게될 것이다. 이번 임특사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한 접촉이 결실을 맺어 현재의 위험가득한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