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국도변에 위치한 지지대 고개는 교통의 요충지요 시민들의 휴식처다.
하루 평균 10만여대가 넘는 차량이 이 도로를 이용한다.길 양편에 우거진 무성한 산림은 운전자들에게 상쾌한 느낌을 준다.서울부터 평택에 이르기까지 아파트와 공장으로만 연결된 회색빛 콘크리트 숲 사이에서 신기루처럼 나타난 푸른빛의 숲은 그 자체가 생명이고 신비다.
수원,안양,의왕등 인근 지역 시민들에게도 지지대 고개는 안성맞춤의 쉼터로 자리잡았다. 광교산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경관도 좋다. 도로 양편엔 철봉등의 운동시설이 갖춰진 수원시가 조성한 공원이 있고 상큼하게 만들어진 아름다운 화장실도 있다.
한국전쟁때 유엔군으로 참전해 피를 흘린 프랑스군 전적기념비도 있어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은 장소다.무엇보다도 10만여대의 차량이 통과한다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조용하고 아늑하다.
이처럼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곳의 산림이 백주대낮에 불법으로 훼손됐다. 수령 1백년이 다 된 아름드리 나무등 수천그루가 무참하게 잘려나갔지만 관할관청인 수원시 장안구청은 소극적이고 무사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간 담당공무원은 경고하는데 그쳤다. 공무원이 왔다간뒤 산림벌채는 더욱 심해졌다.단속이 있기전에 해치워야 한다는 당사자의 절박감이 작용했을것이다.공무원의 형식적인 대응이 나무의 수명을 더욱 단축시킨것이다.
당국은 뒤늦게 당사자를 고발하고 원상회복을 명령하겠다고 했지만 수령 1백년이 된 나무들이 이미 잘려나갔는데 무엇으로 원상회복을 할수 있을지 궁금하다.사실상 불가능한 지시를 내려놓고 내 할일은 다했다고 뒷짐만 지고 있겠다는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당국의 무성의하고 소극적이며 무사안일하기까지한 이런 대응은 불법을 더욱 조장한다. 기껏해야 벌금 몇백만원을 내는 형사처벌이나 원상회복같은 실현불가능한 행정조치보다는 불법 벌목으로 당해 토지를 형질변경해 얻을수 있는 막대한 이익에 당사자는 더욱 관심을 가질수밖에 없다.
당국은 사후 약방문식의 겉치레로 면피에만 급급할것이 아니라 소신있고 자신감 있는 자세로 행정을 펼쳐야 한다.불법으로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더 큰 불이익을 가해야 한다.그래야 불법이 줄어들고 시민들의 의식도 바뀐다.당국의 소신있는 법집행이 정착됐더라면 아마 벌목은 없었을것이다.지금부터라도 그런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도심 산림, 더욱 보호해야
입력 2003-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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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1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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