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첫 경기대책의 윤곽이 드러났다.

2일 김진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경기하락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판단, 이를 억제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집중투자와 중소기업 관련 재정을 상반기 중에 조기 집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아울러 3일 노 정부 출범이래 첫 경제장관감담회를 개최, 향후 경기대책을 논의한단다. 만시지탄이나 다행스럽다.
 
현재 우리 경제는 단기적으로 내수위축과 물가상승, 무역수지 적자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점차 둔화하는 가운데 소비심리마저 냉각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서울지역의 사무실 공실율은 2.1%로 2년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올 들어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지고 신용카드 부실이 확대되면서 가계대출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특히 9개 전업카드사들의 평균 연체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 신용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체율 증가를 우려, 일제히 카드 이용한도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린 터에 경기침체마저 가세한 때문이다.

한편 기업들의 투자위축으로 고용사정도 크게 나빠지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1월의 실업율은 한달 전보다 0.4% 높아진 3.5%로 10개월만에 가장 높은데 특히 청년층의 실업율은 8.1%로 2001년 3월(8.2%)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 물가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유가가 계속 오른 여파로 2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이 장기화될 경우 금년도 물가 상승율은 3%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작년 12월에 첫 적자를 기록한 이래 무역수지는 두 달째 적자행진을 기록하고 있는데 적자폭은 1월의 8천7백만 달러에서 2월에는 3억 달러로 점차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역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하는 것은 97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수출액에 비해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때문인데 설상가상으로 수입물가 상승, 환율불안 등으로 수출채산성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
 
경기하강속도는 상승속도에 비해 훨씬 빠른데 적절한 처방시기를 놓치면 백약이 무효일 뿐만 아니라 부작용만 커진다. 개혁도 중요하나 지금은 경제활성화작업이 우선이다. 모든 경제주체들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새 정부의 역량이 집중되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