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다.' 상업적 광고가 아니다. 시민들이 인천을 떠나고 싶어 한다. 떠나고 싶어 하는 이유로 교육과 문화 그리고 환경을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바로 시민들의 이런 정서를 뒷받침하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은 인천지역 일반계 고등학교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이 전국최저 수준이라는 지표를 발표하였다. 인천은 전국 평균보다 2.44%가 낮고, 경기도보다는 3.3%가 낮은 진학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통계 속에 내재된 함정은 많다. 단순한 양적 의미에서의 진학률보다 질적으로 얼마나 우수한 대학에 진학하였는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진학률이 73%로 전국 최저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일부 지방대학의 대거 미달사태에서 보듯이 지방 대학에 그대로 흡수된 학생들도 모두 진학률의 변수로 잡는 것은 의미가 적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진학률을 학생들의 학력수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타당한 논거다.
 
그러나 그런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과연 인천의 고등학교들은 대학 진학과 관련하여 문제가 없는가 하는 점이다. 입시지옥으로 표현되는 우리 고등학교 교육의 난맥상을 인정한다고 해도 자신 있게 인천의 학력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0교시 수업과 보충교육의 반대가 학력저하의 원인으로 들고 있는 교육청이나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는 전교조나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는 소리다. 현실적으로 대학입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학력이 낮아진다는 것은 부모나 학생으로서는 삶의 발전과 도약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대학 진학률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대학정원보다 대학진학자가 적은 상황에서 진학률은 분명 과거와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학력이 뒤떨어진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연 인천에 전국 100대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학교가 몇 개인가. 전국에서 1,000명안에 들어가는 우수학생들은 몇 명인가.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지만 지식산업시대에 '제2의 빌 게이츠'가 되도록 하는 것은 학교와 교사가 해야 할 사회적 책무이자 교육자로서의 권리다. 네 탓 내 탓을 하기에 앞서 학생들의 지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학부모와 사회적 요구에 대해 인천 지역의 교육계가 귀 기울일 때다. 떠나려는 시민들에게 교육계가 이제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