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40여명의 인명피해를 가져온 태풍 '루사'가 할퀴고간 흔적이 아직도 일부 지역에 남아있다. 그런데 벌써 장마가 닥쳤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올 장마는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됐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해 장마는 지난 해보다 6~7일, 평년에 비해 4~5일 빨라져 이미 지난주부터 제주도로부터 시작돼 23일 전국이 본격적인 장마권의 영향에 들었다고 한다. 특히 올 장마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게릴라성 집중호우 및 2~3개의 대형 태풍이 예고되고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필요로 하고 있다.
 
해마다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겪었던 크고 작은 수재를 보면 기상이변은 날로 일상화하고 있는데 비해 그에 대한 대비책은 거의 '주먹구구'식이었던게 주요인이었다. 더욱이 인재까지 겹쳐, 줄일 수 있는 피해규모를 오히려 더 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러나 올해는 철저한 사전점검과 대비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유비무환의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작년 수해를 입은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복구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으니 심히 걱정스럽다. 경기 인천지역에서도 상습 침수지역과 대형 건축공사장, 유실우려가 많은 교량 도로 제방을 포함하여 위험한 축대 등을 살펴야 함은 물론이다.
 
한꺼번에 수백㎜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것에 대비하여 완벽한 수해방지 시설을 갖춘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는 하다. 그러므로 현재 가동되고 있는 수해방지 시스템을 전면 보강해 비상시 응급구호시스템을 가동하는 등의 시의적절한 대응책이 없으면 언제 또다시 큰 물난리를 겪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라도 준비정도에 따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하고도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지난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무사안일이나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응은 예상치 못한 참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수해피해 예상지역에 대한 철저한 점검으로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주민들도 역시 할 수 있는 대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민관이 서로 협조하고 힘을 합해야 수해를 이길 수 있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음을 철저히 인식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