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작년도 세입세출안의 오류를 발견하고도 어물쩍 엉터리 결산승인을 도의회에 내밀었다가 예결특위에서 발견, 수정을 요구하며 다음 회기로 연기하는 도의정 초유의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지난 1일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위는 2002년 경기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세입세출 결산승인건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발견했다. 결산서상의 산출액이 추경예산액보다 18억6천만원이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특별회계로 별도 관리하는 공기업특별회계지역개발기금이 3차추경예산에 포함된 것이다. 불용 처리된 기금은 명시이월해 따로 관리해야 하나 어찌된 영문인지 예산에 또 다시 편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예산과 결산이 맞지 않는 당연한 촌극을 만들었다. 참으로 한심한 작태가 아닐수 없다. 특히 도는 이미 승인을 받아 집행한 기존 예산안중 말썽이 된 기금액이 행정 부주의로 이월액 표시가 빠져 이로 인한 문제점을 발견하고도 서류상 수치를 맞추기에 급급했다고 한다. 맞지않는 내용을 조작해 가며 결산 검사를 은근슬쩍 넘어가려했다는 의원들의 지적과 함께 망신을 자초하고 말았다.
 
러고도 국민의 혈세를 집행하는 올바른 행정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만일에 공무 수행에 있어 잘못된 사항이 있다면 정정당당히 드러내 놓고 질타도 받고 시정하려는 공직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지, 뒤늦게 잘못을 숨기려고 해서는 안될 행동까지 서슴없이 벌인 이같은 행위는 이해에 앞서 공개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더욱 믿기지 않는 것은 공무원의 문제 해결 발상에 있다. 도의원들의 따끔한 질책처럼 정확한 결산서를 새로 준비하기보다는 결산검사를 얼렁뚱땅 넘기려는 불순한 의중과 시도를 했다는데 그저 아연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변칙을 사용해 끼워 맞추기식 결산서를 작성했다가 의원들의 질타 속에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조차 못하는, 다음회기로 보류되는 미증유의 사태를 만든 책임까지 안고 말았다. 때문에 집행부는 물론이고 의회는 의회대로 당초 의회심사가 허술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경기도는 이제라도 모든 행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실이 있다면 감추려는 무모함보다는 인정하고 최선을 다해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는 이와 같은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토록 유념하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