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둔 주말은 계절병처럼 찾아오는 선물 돌리기와 제수 준비로 항상 분주하다. 지난 주말의 거리는 평소보다 많은 차량들로 붐벼 추석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으나 금년 추석경기가 어떨지 잘 가늠되지 않는다. 아무쪼록 풍성한 추석맞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결코 반갑지만은 않은 단골 손님(?)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아폴로눈병환자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인데 특히 개학기를 맞아 각급 학교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미 강원도에서만 총 66개 학교에서 2천여명의 학생들이 눈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경상북도에서는 165개 학교에서 2천200명이, 대전 충남지역에서는 500여명이 각각 감염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지역의 안과병원에는 몰려드는 눈병환자로 북새통을 이루고 강릉의 일부 중학교는 지난 주말 임시휴교를 하기도 했단다. 올해도 전국민들이 눈병 때문에 고통을 받을 예정이다.

개인위생만 철저히 하면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눈병을 걱정 해야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가을에 눈병 때문에 전국의 각급 학교들이 휴교하거나 파행수업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았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 가기 싫은 학생들의 고의로 눈병 옮기'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7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의 조사에서 확인되었다.

즉 지난해 서울지역 중·고교에서 눈병에 걸린 학생들 중 36%가 고의로 눈병에 걸렸단다. 고의 감염 학생들이 사용한 방법은 환자를 만진 뒤 자신의 눈 비비기, 눈병 걸린 친구들과 같이 놀기, 눈병 걸린 친구 물건 만지기 등이었다. 올해도 이런 식의 고의 전염이 횡행한다면 눈병의 전국 확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금년 추석연휴가 예년보다 길어 눈병확산속도가 훨씬 빠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장기불황에다 예년보다 추석이 빨리 찾아온 터에 설상가상으로 눈병마저 찾아들어 서민들의 마음은 한층 무겁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재발도 우려된다. 집단식중독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위생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다. 보건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매번 찾아드는 전염병에 대해 정부는 언제까지 단발성 이벤트행사(?)만 치를 것인가. 정부 차원의 상시적이고도 체계적인 전염병 대처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