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농산물이 우리 식생활을 위협하고 있다는 본보 보도다. 특히 김장철을 맞아 수입되거나 밀수되는 중국산 농산물은 김치에 이어 무·배추와 김장 부산물까지 유입이 심각한 상태로 국내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저가의 중국산을 소비자가 어떠한 유통경로를 거치는지에 대해서나 품질을 제대로 확인하고 구입한다면 다소간 문제를 줄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 농산물은 농약 잔류량 검증 등이 제대로 안된채 일부는 원산지까지 바꿔가며 국산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인천세관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수입된 김장재료의 집계현황을 보면 양파는 지난해 84t에서 올해 2만4천t으로 무려 285배의 증가세를 나타냈고 배추와 김치가 각각 13배, 42배 정도가 늘어났다. 그밖에 무 고추 마늘 등이 보통 2~3배 많아져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수입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반면 금년 국내 농산물 생산은 흉작으로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국내 작황이 나빠 물량이 달리자 농산물 유통경로 과정에서 원산지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폭리를 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가뜩이나 멍든 농심은 대책없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농산물의 흉작으로 인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려나 이중고의 상처에 상심하는 국내 농가들은 또다시 신토불이 시장을 교란시키는 몰지각한 업자의 작태에 크게 분개하고 있는 것 것이다. 당국은 당연히 국내 농산물이 누려야 할 토종의 위치와 정당한 가격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일부 유통과정에서의 불법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수입 농산물에 대해서는 철저한 농약잔류량을 점검하고 소비자가 국산으로 속고 매입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 식탁과 국내시장을 위협하는 고질적인 불법유통이 통용될수 없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농산물 시장이 중국농산물로 독점되다시피 하고 있음이 앞으로 어떤 현상으로 나타날 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김장시장뿐 아니라 농업전반에 걸쳐 생산기반의 함락이 우려되는데다 이러다가는 가까운 장래에 우리의 식탁이 중국산 농산물은 물론 자칫 세계의 농산물로 점령당할 수도 있는 날이 올 지 모른다. 소비자들도 비록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할지라도 품질과 신선도를 잘 살펴 우리 농산물을 애용해주는 것도 미덕이 아닐까 한다.
김장시장을 장악하는 중국농산물
입력 2003-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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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2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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