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바처럼 의학, 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설명회장은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아직 시작 전인데도 인기가 이렇게 높은데 이 제도가 본격화하면 중등 및 대학교육이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나라는 매년 수많은 이과계 영재 학생들이 의학, 치의학, 한의학 쪽으로 끊임없이 몰리고 있다. 마치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골드 러쉬를 보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들어 이공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난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소위 명문대 공대를 졸업하고도 번듯한 직장을 얻기 어려워 4년 동안 배운 전공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순수과학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 고등학생들의 이공대 진학기피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공계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 때문이지 해를 거듭할수록 대학생들의 학력이 점차 떨어져 각 대학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온 기관차역할을 했던 이공대학이 어쩌다가 이지경이 되었는지. 직접적인 원인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유연화과정에서 이공계 직업의 고용안정성이 급격하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황금만능주의도 한 몫 했다. 외환위기 이후 제조업에 대한 미래가 어두워진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연평균 10%이상 증가하던 제조업체의 유형자산이 외환위기(1998-2002)이후에는 매년 2%정도씩 감소로 반전, 감가상각분을 보전할 정도의 투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입국의 산실이었던 대덕연구단지에는 냉기만 감지될 뿐이다. 그 결과는 지난 13년간 제조업 일자리 수 88만개의 감소로 나타났다. 사태가 이지경이니 어느 누가 이공계를 지원하겠는가. 제조업의 고용감소이공계 기피신산업기술 창출 미흡혁신능력 부족성장잠재력 둔화이공계 기피 확산 등의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국제경쟁이 치열한 과학기술분야에서 우리나라만 우수 인재의 기피현상이 계속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더 이상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막아야한다. 중장기적인 유인정책이 요구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산업 육성계획을 조기에 확정, 착실히 실천하고 제조업 투자활성화를 저해하는 모든 요소들을 제거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노동시장 유연화를 빙자한 고용불안도 해소되어야 한다. 직종간 소득과 기회의 평준화도 유념해야할 것이다. 또한 '벤처 대박'의 꿈이 실현되도록 벤처지원제도도 더욱 활성화해야할 것이다.
제조업 활성화만이 대안이다
입력 2003-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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