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서 초등생 2명이 무참히 살해된데 이어 포천에서 귀가중 실종된 한 여중생이 96일만에 야산에서 성폭행과 함께 숨진채 발견됐다고 한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같은 지역에서 40대 보험설계사도 20일째 실종된 상태이고 지난해에는 또다른 여중생 2명이 20~30대 괴청년들에게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사실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내에서 이처럼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나 부녀자 등을 상대로 한 엽기적인 강력사건이 최근 꼬리를 물고 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우리는 여기서 실종된 민생치안의 현주소를 볼 수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강력범죄가 늘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에 흉악범죄가 날뛰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사상 유례없다는 체감경기 불황과 더불어 정치적 리더십마저 부실, 국민들의 실망감은 더해 가는데 범죄마저 기승을 부린다면 많은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좋은 교훈을 갖고 있다. 20여년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현장이었던 화성시 병점리 일대에는 당시 부녀자들의 탈출 러쉬가 있었다. 여학생이나 출퇴근 여성들은 인근 수원지역에서 서너명이 모여 자취를 하거나 친.인척 집에 맡겨졌다. 그런 상황이 수년동안 지속되었으나 범인의 윤곽은 오리무중이었다고 한다. 이같이 화성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은 실종된 민생치안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 대표적 사건이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사건이 포천지역에서도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해 우려가 앞선다. 왜냐하면 화성사건 때처럼 경찰이 사건수사에 너무 안이하고 허술하게 대처해 구멍이 많다는 지적이 있어서이다. 현재 경찰은 범인의 윤곽은 커녕 고작 살해된 학생의 주변인물과 행적 수사에만 머물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그동안 경찰은 단지 실종학생을 단순가출로 보고 수사의 가장 기초인 초등수사에 소홀했지 않아나 하는 생각이다. 경찰이 좀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수사에 임했어야 했다.
 
여하튼 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 줄 의무가 있는 집단이다.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로 사건을 방치하거나 수동적으로 수사한다면 제2, 제3의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이 날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민생치안이야말로 경찰의 최우선 임무가 아닌가. 지금부터라도 특단의 방범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이와함께 경찰은 조속히 범인을 검거,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