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와 용인시가 버스전용차로제 변경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용인시는 오는 3월1일부터 수지지구 동천동~금곡나들목 간 1.8㎞ 구간에서 현재 시행중인 중앙 버스전용차선을 가로변 전용차선제로 바꾸겠다는 입장이고, 도는 이왕 시작한 중앙 차로제를 고수하겠다는 견해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도와 시가 이렇듯 팽팽히 맞서면서 논쟁은 초점을 벗어나 두 자치단체가 감정적 알력 대립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마저 생겨나 우려를 안겨준다.
 
결론부터 말해 우리는 버스전용차로에 관한 한 시의 주장이 맞다고 본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이 구간의 중앙 차로제는 처음부터 주민들의 불만을 사 왔다. 중앙차로제가 오히려 교통흐름을 방해하고 버스 이용주민의 불편을 가중시켜왔기 때문이다. 도가 대안으로 지시했던 교차로에 버스 정류장을 설치하는 방안도 실현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차로제를 고수하는 건 불합리한 고집에 불과하다.
 
버스전용차선을 1차선으로 할 것이냐, 가로변으로 할 것이냐는 도로여건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설령, 시행 전에 중앙차로가 더 적합할 것이라고 예측됐더라도, 막상 시행했을 때 문제점이 드러났다면 과감하게 시정하는 것이 바른 행정의 자세일 터이다. 만에 하나 일각에서 지적하듯이 도가 정책일관성에 대한 비난이 두려워 번복을 망설이는 것이라면 졸렬하다. 그야말로 주민의 불편을 외면하는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도가 그런 의도로 중앙차로제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이와는 별개로 '버스차로제' 논란이 경기도와 용인시의 대립으로 비화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동안 두 자치단체가 이의동 신도시 개발 등을 둘러싸고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온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런 감정의 연장선상에서 주민의 일상과 직결된 사안을 처리하려는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 우리는 경기도와 용인시가 건설적인 갈등과 필요없는 기싸움을 혼동할만큼 수준낮은 자치단체라고 믿고 싶지 않다. 용인시는 경기도가 반대하더라도 차로제 변경을 강행하겠다는 경직된 입장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경기도도 기존의 논리를 되풀이하기보다 현지 주민들의 고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열린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