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불과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불거진 대통령 탄핵발의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참담함 그 자체다. 수십년간 정쟁의 회오리속에서 살아왔지만 지금처럼 답답하고 서글픈 심정을 갖기는 처음이다. 총선을 앞두고 복잡한 정치적계산이 저변에 깔려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차치하고라도 이번 대통령탄핵발의는 한마디로 놀랍다. 최악의 국회라는 16대국회는 마지막까지 무슨 미련이 그토록 많이 남아 있는 것일까.
오늘 대통령은 탄핵발의와 관련 기자회견 형식으로 자신의 입장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회견에서 대통령은 재신임문제, 대선자금 10분의 1 발언, 민경찬펀드 의혹, 측근비리, 총선개입 논란에 대한 전반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최근 탄핵발의의 주요원인이 된 중앙선관위의 노 대통령에 대한 선거중립의무 위반에 대한 사과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도 높다. 노대통령은 그동안 기자회견을 통한 대국민성명을 여러번 시도 했었다. 그때마다 특유의 발언으로 오히려 정국을 격랑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은 적이 있다. 오늘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할지 약간의 우려가 앞서는 것도 그런 이유다.
대통령 입장에서 볼때 탄핵발의는 아마도 가장 수치스런 일일 것이다. 헌정사상 최초의 일이라는 것도 대통령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자칫 오늘 회견에서 대통령이 직접화법을 통해 특유의 '정면돌파'를 시도한다면 정국은 또다시 혼미속으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총선을 불과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여.야가 극도로 대립할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오늘 대통령 기자회견은 그만큼 중요한 회견이다.
국회의원과 더러운 정치자금과의 더러운 고리를 끊어버린 것은 현정부의 큰 업적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1년간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아마도 한국정치를 더욱 깨끗하게 만드는 초석이 될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국의 혼란스러움 중심에는 대통령이 늘 서 있었다. 오늘 회견에서 대통령은 그런 이미지를 스스로 풀어야 한다. 국민들이 정치를 보는 안목은 그동안의 지속된 학습효과로 인해 크게 향상되었다. 누가 옳은지 누가 그른지 국민들은 모두 헤아리고 있다. 지금의 혼미한 정국은 노대통령이 어느 정도의 수위로 언급하느냐에 따라 완급이 조절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오늘 회견에서 우리가 바라는 희망은 대통령이 지도자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회견이 되기를 기대한다.
대통령 기자회견에 바란다
입력 2004-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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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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