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규모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화면(TFT-LCD) 산업단지로 자리매김할 'LG 필립스 파주공장 및 산업단지' 조성공사가 마침내 첫 삽을 떴다. 향후 10년간 25조원이 투자되는 대역사(大役事)다. 산업단지 조성공사는 지난해 2월 경기도와 LG필립스가 1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한지 2년4월만인 내년 6월이면 끝날 전망이라고 한다. 거미줄 규제로 탈 수도권이 가속화하고 역차별 조항이 담긴 지역균형발전법 제정 등으로 위기를 맞은 경기도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는 모처럼의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난항이 우려됐던 필립스공장이 순조롭게 진행돼 예상보다도 빨리 기공식을 갖게된 데는 '감동적인' 경기도의 행정 서비스가 뒷바침 됐다. 여기에 중앙정부와 관련 기관이 불필요한 모든 절차를 생략하고 공단 가동에 필요한 행정력을 집중한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LG필립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산자부는 관련법을 신속하게 개정했고, 경기도는 개발행위를 가로막는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를 위해 국방부를 적시에 설득했다. 산업단지 지정 이후에는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지체없이 시행했고, 문화재청은 언땅을 녹여가며 문화재 사전발굴작업에 땀흘렸으며, 경기도는 분묘이전 대책반을 구성해 묘지이전 작업을 완료했다고 한다.
 
필립스 LCD사가 50만평 규모의 LCD단지를 조성하고 본격 양산체제에 들어가는 2007년께는 연간 3조원 이상의 매출과 향후 2만5천여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첨단산업 경쟁력 확보 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산업생산 규모의 조기 확대라는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낙후된 경기북부 산업기반의 신속한 확충과 수천개의 일자리가 2~3년 앞당겨 생기는 등 부수적 경제효과도 엄청나다.
 
LCD 산업단지의 착공은 이른바 '기업맞춤형 첨단행정'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좋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경기도와 산자부, 환경부,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모든 공단조성 사업과 국내 중소, 대기업에게도 이번과 같은 룰을 적용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경기도와 같이 외국투자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진력하는 지자체는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수도권을 끌어내려 반사 이익을 보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일부 비수도권 지자체들도 LCD 사례를 본받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