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금년도 노동계의 하투가 개시된 듯하다. 병원노조의 총파업투쟁이 3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화물연대마저 가세했다. 택시연맹은 16일부터, 현대자동차노조는 21일부터, 전국금속연맹은 29일부터 각각 전면파업을 예고했으며 서울지하철 등 궤도연대도 다음달 둘째 주에 총력집중투쟁을 선언했다. 이 문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는 한 노동계의 하투는 일파만파로 확대될 전망이다. 왜냐하면 주5일 근무제의 전면 실시가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의 총저축율은 31.5%로 6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율이 높은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 지표가 국내소비와 투자의 동시 감소로 초래된 결과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오죽 했으면 전통적으로 경기에 비탄력적인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소비마저 줄어들고 있겠는가. 외환위기이래 처음 있는 일이란다. 각종 생계형 범죄도 더욱 늘고 있다. 부동산버블 붕괴 등 일본형 장기침체설도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제조업의 해외투자는 같은 기간 중 무려 31%로 급증, 제조업공동화가 도를 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쓰레기만두사건까지 터져 이래저래 내수침체는 더욱 힘을 받을 예정이다. 고유가 등 대외 악재 때문에 수출채산성도 점차 하락하고 있는 터에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설이 우리의 수출전선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환경이 이처럼 점차 열악해져 가고 있는데 노동계의 파업까지 가세하면 어찌되겠는가. 서민들을 담보로 한 어떠한 형태의 파업도 용납할 수 없다.
노동계 전면적인 파업이 당초부터 예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측과 정부는 그간 무엇을 했는가. 대책 없는 시간 끌기, 혹은 상대방에 책임을 돌리는 등 명분 쌓기만 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노동계의 움직임을 보면 국민을 담보로 한 노조의 이기주의쯤으로 비춰진다. 또한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이는 노동계의 방법에도 동의할 수 없다. 힘의 논리에 입각한 해결은 결국에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에게 되돌아 을 뿐 아니라 자칫 국기(國基)마저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발등의 불인 병원노조의 파업부터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의료대란은 물론 일파만파의 후폭풍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금년은 예년보다 무더울 것이란 기상청의 장기예보로 서민들은 벌써부터 여름나기가 두렵다. 그런데 노동계의 하투마저 가세, 짜증을 배가시키고 있다. 모든 국민들이 경기부진과 경제불확실성 고조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점을 유념, 하투의 조기수습을 당부한다.
夏鬪의 조기수습을 당부한다
입력 2004-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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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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