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죽전~성남 분당간 '길싸움'이 감정으로 치닫고 있다. 사업시행처인 한국토지공사와 성남시가 3년째 도로 연결 구간 7m를 두고 원만한 협상을 못한채 최근 몸싸움까지 벌이며 치열한 대치끝에 사건을 법정으로 끌고가게 됐다. 특히 지난10일 죽전지구 개발 공기에 쫓긴 토공이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기습적인 도로 연결에 나섰다가 이를 저지하는 주민들과 부딪쳐 10여명이 다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 지역개발이 종내는 무력충돌까지 빚는 무지한 과정이 참으로 유감이 아닐수 없다.
 
문제는 토공측의 '대체도로가 없다'는 입장과 시의 '교통난 가중'의 주장이 전혀 좁혀질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이 도로는 1만8400가구(5만7000여명)가 이달 말부터 단계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는, 죽전지구의 죽전동과 성남의 구미동을 연결하는 왕복 6차로(길이 280m)의 성남시 구역에 속한 불과 7m의 끝머리이다. 따라서 이도로가 완공되면 향후 죽전지구의 많은 주민이 이용할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것이 성남시와 주민들에게는 피해의식으로 다가와 대책없는 도로 연결로 분당 내부도로의 교통난을 부추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토공은 토공대로 이 공사가 급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당분간 대체도로가 전무한 실정에서 나온 절박함은 이미 앞뒤를 가릴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 그러다보니 몰래 공사를 하려 했다는 것이 주민들 주장이다.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진 것은 해결주체들이 지금까지 오랜동안 별다른 대책없이 수수방관해온 결과의 산물이라는 지적이다. 시가 한국토지공사를 도로법위반과 불법형질변경, 시설물 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까지의 동기가 되는 셈이다.
 
더욱이 분쟁의 핵심에서 비켜갈수 없는 경기도와 용인시는 피동적인 방관의 자세를 유지해 왔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어차피 특정 사업체에 의한 지역에 국한되는 사항이기는 해도 분쟁의 쟁점이 시민생활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도나 용인시가 남의 일처럼 바라만 볼 입장이 아니라는 말이다. 토공이 공사를 하려다 시공무원들에게 저지 당했다는 대목에서는 모두가 한심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국토지공사는 물론이고 경기도와 용인시, 성남시의 졸렬한 행정을 나무라지 않을 수가 없다. 주민이 누구를 믿고 의지할지가 의문이다. 본질을 벗어난 감정싸움은 행정력 낭비이며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 관련기관은 지금이라도 조정능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