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공중에 떠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분명 고가도로나 육교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 답이 모두 틀렸다. 안양시가 수해복구 차원에서 새로 건설한 다리가 공중에 떠서 차도로서 기능을 상실한 채 도로와 연결이 안돼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고 한다. 인근 주민의 민원이 빗발치자 이번에는 다리 한컨에 임시계단을 설치한 뒤 마치 육교처럼 사용한다니 한마디로 기가막힐 뿐이다. 주변 도로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어설픈 설계가 이같은 화를 불러왔다는 점에서는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도저히 지적이 안되는 상황이다. 묻지마, 보지마 행정의 표본이다.
 
문제의 다리는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과 안양2동을 가로지르는 삼성천 위에 노인 삼성7교이다. 본보에 따르면 이다리는 지난2001년 집중호우 당시 낮은 교각 높이로 인해 물이 넘치고 인근 주택을 덮치는 과정에서 일가족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안양시는 사고의 재발을 막기위해 3억9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교각을 높이는 재가설 공사를 벌였다. 그러나 재가설된 다리는 도로와 연결되지를 못했다. 도로는 물론이고 주변의 상황 판단이 안된 안일한 설계와 추진으로 이번엔 다리가 턱없이 높게 설치됐기 때문이다.
 
다리의 한쪽이 연결도로보다 무려 1.4m가 높아져 도로와 접속하는 경우 급경사 형태를 이루게 되어있다. 이것이 교통사고를 유발할수 있기에 이대로는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시가 공사를 중지한 것으로 봐 분명히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을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공중에 뜬 다리를 바라보는 주민들은 시행정에 혀를 두르고 있다. 다리를 새로 놔주면 편할줄 알았던 주민들은 더욱 불편해진 현상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안양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시민행정을 하길래 이처럼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는지 묻지 않을수가 없다. 더욱이 해당공무원은 다리공사하는 동안에 어디서 무엇을 했단 말인가. 답변이 가관이다. 4억원이 채안되는 다리 이용을 위해 12억원의 혈세를 들여 인근주택을 매입해 도로와 연결시키겠다고 한다. 이정도라면 이는 행정이랄수도 없다. 차라리 안듣는이만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조그만 다리하나 제대로 못놓는 안양시의 행정은 비난들어 마땅하다. 특히 책임소재를 정확히 가려 두번다시 이런 어이없는 조소꺼리를 만들지 말아야 겠다. 정신 똑바로 차리라는 말외에 할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