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의 한 공무원이 4억원이 넘는 국유재산 매각대금을 가로챈 혐의로 감사원에 의해 고발됐다. 그는 이미 구속된 상태다. 광주시에서는 국·공유지의 부과대장도 없이 사용료를 이중부과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로 부터 관리를 위임받은 지자체들의 국·공유지 관리실태가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례들이라 하겠다.
감사원이 특별감사전 실시한 예비조사 결과 경기도내 시·군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들의 국·공유지 관리실태가 허술한 정도를 넘어 일부 공직자의 배만 불려주는 한심한 수준에 까지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고발된 화성시 공무원은 택지조성사업지구 내 국유지에 대한 토지보상공탁금 4억3천만원을 시청 은행계좌에 입금하지 않고 자신의 은행계좌로 입금해 가로챘다. 화성시가 상당기간 이런 사실조차 몰랐던 것은 물론이다. 국.공유지가 제대로 쓰이지 않은 채 버려지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한 정부 부처는 지난 96년 기부채납 받은 경기도내 모 골프장 옆의 농지 2만9천700㎡를 마냥 버려둬 지역 주민들이 이곳에 가건물을 짓고 무단으로 쓰고 있다. 또 다른 부처가 관리하는 인천시 서구 연희동 임야 1만2천583㎡는 개인의 철구물제작장으로 전락한 상태다.
광주시의 경우 경안동 일대 국·공유지인 구거부지의 사용료가 이중부과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되는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다. 이같은 사례는 중부면 산성리와 초월면 선동리 일대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특히 일부 필지의 경우 국유지 사용료 부과대장도 없이 마구잡이로 이중부과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이중부과된 땅 가운데 일부는 과거에 부과한 사용료가 최근 고지한 금액보다 많은 '이상한 일'이 벌어져 대상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광주시가 국유재산 및 세외수입 관리에 치명적 헛점을 드러낸 것이다.
국유지는 중앙정부로 부터 지자체가 권한을 위임받아 관리하고 있으나 현상유지마저 제대로 못하는 등 수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비리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마침 감사원이 오는 7일부터 다음달까지 90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해 본격적인 현장감사에 나선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국.공유재산의 권리보존 실태가 명쾌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도출, 나라 재산이 더 이상 망가지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구멍 뚫린 국·공유지 관리
입력 2004-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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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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