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도시건설특별법 국회 처리에 반발하는 수도권 여론을 달래기 위해 여권이 쏟아내고 있는 각종 수도권 발전정책에 대해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본란은 앞서 여권의 수도권 민심 무마용 정책남발을 자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런데 집권여당과 정부는 도무지 멈출 기세가 아니다. 급기야는 열린우리당 수도권발전대책특위 김원길 위원장이 성남 서울공항 이전을 거론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니 그렇다.
우리는 먼저 서울공항 이전 문제가 지금 홍수를 이루고 있는 수도권 발전정책에 불쑥 끼워서 거론할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고자 한다. 물론 서울공항 이전및 개발이 성남시의 오랜 숙원인 건 잘알고 있다. 성남시 내부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활용하고 싶은 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오랜 숙원이 지금까지 미뤄지고 있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공항 이전의 걸림돌을 해결할 정부내 협의를 거치지도 않고 불쑥 발표되었으니 그 후유증을 생각이나 해봤는지 묻고 싶다.
성남시는 차제에 여당 특위 위원장의 발언을 기정사실화 시켜 그동안 서울공항 이전을 전제로 구상했던 강남 대체 저밀도 신도시 건설계획을 밀어부치고 나설 것이다. 공항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들 또한 이런저런 장래의 이익을 생각하며 공항이전에 대한 여당의 구상을 '대시민 약속'으로 간주할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전국의 부동산투기꾼들이 이지역에 몰려드는 등 경제적으로 큰 파장이 일 것이다.
그런데 실제상황은 어떤가. 국방부는 공항이전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고, 공항이전 구상의 당사자인 김 위원장은 이전하더라도 택지로 활용하지는 않는다고 진화하고 나섰다. 또한 서울공항을 이전하면 어디로 이전할 것이며, 이전 대상지를 물색해놓기나 한 건지도 의문이다. 즉 공항의 주인인 국방부는 이전불가를 외치고, 발표 당사자는 무엇으로 쓸지 용도도 설명하지 못한고 있으며, 옮겨갈 지역조차도 오리무중인 상태이다. 그럼 공항이전은 귀신에게 맡기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만일 이러다 일이 틀어지면 그때는 서울공항이전특별법으로 성남시민의 반발을 무마하겠다는 뜻인지 궁금하다. 여당과 정부가 이처럼 무리를 하는 이유는 수도권 민심이 등을 돌려서다. 하지만 현재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이고 집권여당이다. 민심이 두려워 설익은 정책을 쏟아낸다는 자체가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다. 만일 이런식이라면 전국민에 대해 정부·여당에 반발하고 저항하라는 얘기 아닌가.
서울공항 이전할 자신 있나
입력 2005-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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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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