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왜 이러나 싶게 경찰의 치안행정이 엉망이다. 철거민을 향해 흉기나 다름없는 철제 새총을 사용하다 들통이 나는가 하면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단속에 나선 해양경찰은 중국어부의 쇠파이프에 두둘겨 맞아 중상을 입은채 바다에 버려지는 일이 발생했다.
오산시 수청동 세교택지개발지구내 세입자 등 주민 24명은 대한주택공사가 벌이는 택지개발에 항의하며 철거민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면서 40여일째 농성중이다. 이과정에서 주민과 경찰의 무력충돌로 인해 이미 경비용역업체 직원이 1명 숨지고 6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바 있다. 그런 곳에 경찰이 높이 1m, 폭50㎝의 고정식 철제 새총을 만들어 야심한 밤에 골프공을 마을로 쏘아댔다니 얼마나 얼빠진 행동인가. 그것도 경찰간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니 그 발상의 황당함에 기가 막힐 뿐이다.
경찰의 공권력은 법에 의해서만 발휘되는 매우 특별한 물리력이다. 즉 법적 근거가 없는 공권력은 그저 폭력일 뿐이다. 그것도 국가기관의 폭력인 만큼 아주 죄질이 나쁜 폭력이다. 경찰이 진압규정을 어기면서 까지 철제 새총을 만들어 치명적인 물체들을 쏘아댔다면 이보다 더 끔찍한 폭력행위가 어디 있는가. 경기지방경찰청은 해당 경찰서장과 간부를 대기발령 및 직위해제하는 등 징계했다. 그러나 공권력 행사를 빙자해 경찰이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 경찰 불신 풍조는 더욱 심각해졌으니 큰 일이다.
이에앞서 지난 24일에는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감행하던 중국어선을 나포하려던 우리 경찰이 중국 어부들의 무력저항에 무기력하게 내팽개쳐졌다. 영해를 침범해 우리 국민의 재산을 도적질해가는 중국어선들의 해적행위를 뿌리뽑아야 할 대한민국 경찰의 공권력이 이렇게 허약할수는 없는 일이다. 국민의 목숨을 구조할 때는 늑장출동이요, 영해 침범 무리에게는 매맞는 해경이라면, 아예 조직 전체를 들었다 놓을 정도로 새롭게 꾸려야 마땅하다.
어쩌다 경찰의 공권력이 무도하고 무기력해졌는지 모를 일이다. 국내 철거민에게는 새총을 만들어 쏘면서도 중국어민들에게는 무기력한 경찰 공권력의 현주소가 참담할 뿐이다. 경찰 마저 전반적인 사회 기강해이 현상에 물든 것인지, 아니면 조직의 수장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지 차제에 경찰 조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있어야겠다.
바닥까지 추락한 경찰 공권력
입력 2005-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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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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