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우정면 매향리 쿠니사격장(매향리사격장)의 폐쇄여부가 불분명하다고 한다. 국방부가 대체부지 선정의 어려움을 들어 한·미간 합의에 따라 전격 폐쇄키로 했던 매향리사격장을 계속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격장폐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기대속에 각종 개발계획을 추진하던 시와 주민·시민단체는 갑작스런 국방부의 태도변화에 크게 분노하며 강력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향리사격장은 국방부가 지난 2003년 11월 미군측과 체결한 '한·미간 군사입무전환합의'에 따라 오는 8월31일 농섬을 포함한 육상 해상의 사격장 728만평에 대한 관리권을 화성시로 이양하게 된다. 이는 사실상 매향리사격장의 폐쇄를 의미한다. 지난 51년 6.25 전쟁 당시 미공군의 사격훈련장으로 시작한 이래 55년간 끊임없이 이어졌던 포성으로 수많은 민원과 주민피해를 불러온 상황이 완전히 막을 내리는 것으로 돼 있었다. 사격장이 폐쇄되면 매향리는 예전의 포구로 돌아가는 한편 이 자리에 서해안 해안관광벨트와 연계한 평화박물관, 평화공원이 조성돼 평화를 상징하는 포구로 남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이 꿈은 매향리 주민들의 수십년간 한결같은 바람이다. 그러나 작금에 공공연히 나도는 소문은 이들을 다시 몸서리치게 만들고 있다. 포성과 수시로 날아드는 파편으로 전쟁 아닌 전쟁을 겪어온 주민들이 온몸으로 부딪쳐 전과자를 양산하며 얻어낸 결과를 국방부가 뒤집으려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동요하지 않을 수 없다. 꿈이 성사될 날을 불과 두달여 앞두고 들려온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더욱이 시가 확인한 바 이는 뜬소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국방부가 공식발표를 미루고 있다고 한다.
 
매향리사격장은 오는 8월말까지 국방부와 미군 사이에 전격 폐쇄키로 분명히 합의된 사안이다. 매향리사격장을 계속해서 유지할 명분이 없다. 이제 와서 대체부지 곤란 운운하는 것은 매향리 주민 뿐만 아니라 정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약속 위반이다. 정부와 국방부는 의혹에 의혹을 더하는 갈지자 행보를 확실히 멈춰야 한다. 평화로웠던 자국 섬을 55년 동안 마음대로 징발해 미군에게 내주었던 과오를 씻는 길은 매향리 일대를 역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