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작년과 올해 2년간 풀렸거나 풀릴 토지보상비가 무려 16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주택공사와 토지공사 등이 택지개발과 재개발,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지출한 토지 보상액만도 지난해 8조5천억원, 올해 지출 예정인 예산이 7조3천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들 기관들이 최근 2년 지급 보상액 규모는 이전의 연평균 보상액의 4배 이상이며, 특히 수도권에 풀린 보상액수는 지난 2003년 전국 보상액 규모와 맞먹는 천문학적 수준이다.
필요한 택지를 확보하고 공단을 조성하기 위한 개발과 이를 위한 토지보상을 회피할 수 없는 부담일 것이다. 그러나 염려되는 것은 단기간에 너무나 많은 보상비가 한꺼번에 풀려 들끓고 있는 부동산시장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사실이다. 보상 금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개발지역 원주민들의 대토(代土)수요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보상금으로 인해 발생한 인위적인 토지시장 수요가 방치할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지금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시장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심을 거듭중이다. 그럼에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의 상승, 판교 신도시 주변 집값 급등으로 조성된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이 워낙 커서 단기간에 시장안정을 꾀할 수 있는 묘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실제로 정부는 강도 높은 세무조사와 신도시 추가 공급 등 가능한 정책을 모두 거론중이지만 정부 대책에 면역이 생긴 시장은 미동도 않고 있다. 처방의 한계성을 인정한 당정은 신뢰 잃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원점에서 정책을 재검토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뒤늦게나마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원인처방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를 거듭하는 요인중의 하나는 오갈데 없는 막대한 시중자금의 물꼬를 터주지 못한데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천문학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토지보상비는 넉넉한 시중자금과 합세해 언제라도 투기 자금으로 전환될 개연성이 높은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공공 개발기관들에 의한 경쟁적인 공급 체제를 부추기기 보다는 개발의 완급조절을 통해 보상비의 급격한 시장유입을 막아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넘쳐나는 부동자금이 전국을 땅 투기판으로 만들고 있는 마당에 올해 국가예산의 10% 가까이를 토지보상비로 풀어댄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도권에 넘치는 토지보상비
입력 2005-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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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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