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의회 상당수 의원들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수시로 의사일정에 불참하는 등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외면하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시급한 현안들을 심도있게 다루는 의회내 각종 특위조차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력화되는 경우가 속출, 지역발전을 위한 지방의회 효용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물특위, 식물도의회가 왜 필요하냐는 질책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반대결의안'을 채택키로 한 도의회 공공기관이전반대 및 수도권규제철폐를 위한 특별위원회의 경우 지난 4일 전체회의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파행을 겪으며 결국 간담회로 대체했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을 끌었으나 정족수 11명을 끝내 채우지 못한 것이다. 지난주부터 결산심의에 돌입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정족수를 못채워 애태우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일 진행된 도교육청 결산심의도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며 가까스로 의결정족수를 채울수 있었다. 도의회 사무처 직원들은 회기만 되면 소속 상임위 의원들의 소재를 파악하느라 초비상이 걸린다고 한다. 그렇게 해도 성원미달이 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지방의원들이 정말 이래도 되는지 묻지 않을수 없다. 의회에는 주민을 위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자리는 지키지 못할망정 때만되면 오리무중 위치마저 묘연해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주민들은 지역발전의 봉사자가 되어 달라고 뽑아주었것만 민생관련 업무는 고사하고 기본적 양심까지 팔아먹고는 잿밥에 정신팔려 있는 태도라고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터이다. 이러고도 지역민의 대변자로 자처한다면 참으로 뻔뻔하다.

 경기도에는 지금 행정중심도시 건설, 공공기간 이전 등 도의회가 풀 가동해 대응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또한 이제 곧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지방선거 준비체제에 돌입한다. 가뜩이나 유급제를 앞두고 지방의원들의 도덕성이나 자질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쯤이면 모든 의원은 지역민들에게 떳떳이 내놓을 의정성과를 챙기고 나머지 의정활동에 전념해 주민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는데 매진해도 시간이 모자란다. 이제라도 도의원들은 본분으로 돌아가 의사일정에 충실해 주기를 당부한다. 도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