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오염 매향리 땅, 복원 서둘러라
입력 2005-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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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한국전쟁 당시부터 무려 54년간이나 미공군의 사격 훈련장으로 쓰였던 화성시 우정면 매향리 농섬 일대가 폐허로 변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운동연합과 매향리주민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농섬 일대 7군데의 토양을 채취해 중금속 오염정도를 분석한 결과 카드뮴 납 등 중금속이 다량으로 검출됐다는 것이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카드뮴의 경우 농섬 토양 1㎏에 0.67∼2.13㎎이 포함돼 전국 평균치(0.1㎎/㎏)를 훨씬 상회했으며 구리는 2.66∼62.62㎎/㎏으로 전국 평균(4.7㎎/㎏)의 최고 13.3배에 달했다. 농섬 토양에 포함된 납의 오염도는 특히 심각해 납 함유량은 15.49∼2천500㎎/㎏으로 전국 평균치 4.8㎎/㎏보다 최고 521배로 조사됐다. 사격의 타깃이 됐던 육지쪽 토양 표본의 구리와 납 농도는 다른 쪽 표본보다 오염도가 심각해 미공군의 사격 훈련이 중금속 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는 그동안 용산미군기지를 비롯해 동두천 의정부 등 미군공여지 내에서의 기름유출과 지하수 오염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있어왔다. 이번 농섬의 토양오염조사를 통해 일본이나 심지어 괌에서 날아온 미공군기까지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해 무차별 사격훈련을 해왔다는 논란이 이 지역에서 나타난 중금속 오염도를 보면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 해주고 있다는 증거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이같은 미군기지의 오염사고는 과거에도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 사안이며 심지어 수년전에는 용산기지에서 독극물 방류사건도 있었다.
이 참에 정부와 미군 당국은 주민들과 함께 합동조사를 통해 더욱 철저한 시비를 가려야 할 일이다. 사실을 은폐한다거나 분명한 원인이 가려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미공군 쿠니사격장의 폐쇄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하면 큰 오산이다. 이 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와 함께 일대의 동식물의 생육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사안이니 만큼 이에 따른 피해보상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개정된 한미주둔군지위협정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에 따라 미군의 환경오염사고조사에 우리 측의 참여의 길이 열렸다. 그래서 피해의 원인을 같이 규명해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미당국과 적절한 원상복구나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을 서두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