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 각종 규제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게다가 기업에 대한 세제감면혜택을 폐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조세제한특례법 개정안까지 국회에 제출된 상태여서 과연 국가의 균형발전은 수도권을 볼모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같은 사실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기업에 대한 역차별 사례에서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선 공장을 지으려면 수도권은 대기업의 경우 업종에 관계없이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반면 비수도권에 대해서는 473개 모든 업종에 제한없이 무한정 건축이 가능하다. 그러니 수출물량을 맞추려고 공장을 증축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외국인투자기업의 임대단지를 조성할 때도 수도권 지자체는 단지조성비의 60%를 부담하고 있으나 비수도권은 25%만 부담하면 된다. 긍융지원이나 세제혜택에 있어서도 수도권 차별은 계속된다. 경기지역 신용보증기금의 중앙출연은 전국의 5.5%인 8억원에 불과하며 수도권에 부과하는 농지조성비 대체산림지원조성비 등 5가지에 이르는 각종 개발부담금도 비수도권은 완전 면제다.
이같은 상황을 볼 때 수도권에서 기업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어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지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오히려 수도권 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지 자못 걱정스럽다. 수도권은 산업경쟁력이나 생산성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지역이다. 어떻게 보면 수도권이 살아야 나라가 사는 것이다. 최고 1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면서까지 기업의 지방이전을 촉진한다는 것은 아무리 균형발전정책이라고는 하지만 선뜻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이제 지자체와 정치권 주민 모두는 수도권 규제철폐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국가경쟁력의 기반인 수도권을 어떻게 해서든 지켜내지 않으면 안된다. 자칫 균형발전의 논리에 밀려 수도권이 죽는다면 국가발전이 후퇴할 우려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경기도내 기업들이 구름처럼 모여 소도권 규제 철폐를 주장하고 있는 지를 정부 당국은 직시해야 한다. 최소한의 기업할 기회마저 박탈한다면 과연 이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도지사 국회의원 시장 군수는 물론 경제계 대표들이 공동체를 구성해 수도권을 지켜내는 일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역차별에 죽어가는 수도권
입력 200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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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0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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