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작업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자연생태하천으로의 복귀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수원시의 용단은 썩 잘했다고 칭찬해도 무방할 듯하다. 시가 오는 2007년까지 수원천 일부 복개구간을 전면 뜯어내고 온전한 자연천으로 본모습을 갖추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원의 도심 한복판을 지나는 수원천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과 어울려 자랑스런 문화유산의 본류로 제모습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부푼 기대를 갖게 한다.
수원천 복개사업은 지난날 개발만능시대가 남긴 오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92년 당시 시는 팔달시장의 교통혼잡을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무려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4차선 규모의 대대적인 복개공사에 들어갔다. 결국 복개에 따른 문제점을 강력히 제기하는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일부구간인 지동교에서 매교교까지 790m만이 복개되고 나머지는 자연천으로 남는 결과를 빚었다. 자랑스러운 유산인 화성과 생태적 문화적으로 직결된 하천을 매몰찬 개발논리에 함몰되어 이루어진 근시안적이고 몰역사적인 결정이었다.
복개구간의 원상복구의 당위성은 그동안 각계에서 꾸준히 거론해왔다. 이번 수원시의 결정은 그 연장선상에 있지만, 아마도 서울시의 청계천복원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어찌됐든 이제까지의 무분별한 개발논리를 반성하게 되었다는 점은 큰 진전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무엇보다도 단순히 막대한 비용을 들여 복개구간을 뜯어내고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왕에 복구하기로 했다면 치밀한 고증을 통해 화성의 일부로서 수원천을 되살려야 한다. 이제 수원천은 수원시민만이 아니라 인류공통의 역사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시측은 천변 도로정비공사와 동시에 진행해 청계천에 버금가는 복원사업을 이뤄내겠다고 단언하고 있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 역시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수원천은 청계천의 모방이 아니라 200년전 화성 축성의 정신을 온전히 되살리는 복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수원천이 진정한 시민의 자랑으로 남으려면 다수가 공감하는 공청회 등 기본절차부터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 수원천 완전 복원의 성공여부는 이제부터 수원시와 시민들이 어떤 의지와 노력을 모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수원천 복원 이왕이면 제대로 하자
입력 2005-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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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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