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오리역과 수원역을 잇는 분당선 연장 사업을 꼼꼼이 따져봐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본보는 이미 분당선 연장공사가 본격화되면서 불안한 공사관리 실태와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민피해, 그리고 공사장 인근 건축물의 안전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식 공법으로 지하터널 물막이 공사를 벌이는 바람에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지하철 공사는 알다시피 지하 깊숙이 터널을 뚫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하수맥을 흐르던 엄청난 양의 지하수가 공사현장으로 쏟아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지하철공사에서는 이 물을 어떻게 차단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차수막 설치 공법으로 'SGR-일반시멘트·규산소다3호 저압주입공법'을 선택한데 있다. 이 공법은 70년대 지하철 1, 2호선 건설 당시 사용했던 공법이다. 지금은 공사장 인근의 지반침하를 불러와 주변 건물 보호에 취약해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공법이라고 한다. 현재는 철판주입공법이나 보다 진화된 공법이 시행되고 있다.
공단측은 지형, 지반상 아무 문제가 없어 선택한 공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지적은 이와 다르다. 공단이 선택한 공법으로 차수막을 설치할 경우 그 수명은 6~12개월 정도라고 한다. 이럴 경우 1년 뒤에는 수맥이 뚫리고 이로 인한 지반침하로 공사장은 물론 주변건물 까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단측은 공법의 적합성을 따져야지 신·구를 가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인 듯 하다. 하지만 틀린 말이다. 같은 차수막 공사를 놓고 새로운 공법이 개발된 이유는 공사의 안전성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비용이 더 들어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공법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더욱 안전한 공법이 있음에도 구식 공법을 택한 것은 공사비 절감 차원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
이미 매탄역 공사현장 부근 권선성당의 경우 건축물에 균열이 발생했다고 한다. 또 공사안전과 관련해 많은 민원이 시청과 공단, 시공사에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막 공사가 시작된 마당이다. 안전 시공을 위한 점검이 필요하다. 과연 모든 공법이 적합하게 선택됐는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 수원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 공사장 안전을 철도시설공단과 시행, 시공사에게만 미룰 일이 아니다. 714억원의 공사비를 부담하면서 시민 안전에 뒷짐만 질수는 없지 않은가.
신분당선 구식공법, 안전성 따져봐야
입력 2005-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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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2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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