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흘러내리는 아내의 눈물. “걱정하지마”. 그러나 내 몸에서 영원히 떨어져 나간 내 왼팔을 보며. 왜. 하필이면 내가. 그 많은 사람 중에 내가. 사고 후 수백 번도 넘게 절규했다’.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가 산업재해 없는 세상을 바라면서 자신의 심경을 피로 쓴 글의 일부다. 이처럼 산업재해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있다. 문제는 절망하는 산업재해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지금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때문일까. 국제적인 노력 끝에 산재노동자가 흘린 피와 땀을 가슴깊이 새기고, 그들 가족들을 다소나마 위로하기 위해 4월 28일을 산재노동자의 날로 정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하루 7명이 사망하는 우리나라는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을 떼지 못하고 있다. 경인지방노동청 관내에서만 지난 한해 426명의 사망자와 2만58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건설현장과 영세제조업체가 밀집한 지역이라는 특수성도 재해가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여성노동자와 고령 근로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작업현장의 현실도 산업재해가 크게 줄지 않는 주요 이유다.
그나마 지난해 보다 전체적으로 8%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작은 위안이 된다. 하지만 산업재해가 줄어들었다는 통계의 이면에는 이주 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산재보상에서 제외된 노동자들이 배제되어 있다는 비판도 있다. 아무튼 산업재해를 감소시켜야 하는 중요시점에 경인일보와 경인지방노동청이 공동으로 산업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에 나선 것은 주목받을 만하다. 어느 날 갑자기 닥쳐오는 산업재해에 대해 노동자 스스로의 경각심과 함께 노사정 모두가 제도적 보완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산업전사라는 명예로운 이름에 걸맞은 대우를 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산재현실에 절망하면서 자살하는 산재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노동계의 비판 속에는 산업전사가 무시되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산업재해를 보상의 문제로 보거나 산업재해 보험료 납부로 책임을 다했다는 시각부터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도 없이 강조되고 있는 예방시스템의 제도적 보완과 함께 산재노동자들에 대한 정신적 신체적 치료는 물론 가족과 사회 그리고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장기적 재활시스템을 체계화하는데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함께 만들어야 할 산업재해 없는 노동현장
입력 2006-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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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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