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의 가정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 심각한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자살 문제 등 건강한 가정을 위협하는 3대 병폐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보건복지부의 최근 실태조사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특히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로 이어지는 5월 가정의 달임에도 우리의 가정이 정작 많은 위협요인에 멍들고 있다고 한다. 가슴아픈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 교육청이 가정의 달 5월을 학교내 집단 따돌림의 시작시기로 진단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월 신학기가 시작돼 두달 쯤 지나간 5월, 바로 가정의 달이 학생들 사이 집단 따돌림인 일명 '왕따놓기'의 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폭행, 언어폭력 등과 달리 집단 따돌림은 끼리끼리의 소규모 집단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하필 따돌림(괴롭힘)의 시점이 가정의 달에 싹트고 있었다는 인천시 교육청의 분석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충격적이다.

 집단 따돌림은 나를 제외하고 타인을 인정치 않으려는 그릇된 집단이기주의 문화에서 비롯되기 마련이다. 여기에 다양한 개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풍조와 인권의식이 결여된 가치관이 큰 문제라 하겠다. 이런 터에 아직 인격이 채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의 집단 따돌림 현상까지 겹쳐지니 문제가 한층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를 해결할만한 뚜렷한 묘책이 아직도 찾아지지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 학교의 왕따 문제는 무릇 그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우리 모두의 몫이다. 따라서 학생 학부모는 물론 교사 주변어른 등 우리사회 모두가 참여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사회는 이를 실천하는데 너무 인색하지 않았나 싶다.

 갖은 고통과 갈등 상실감을 가져오는 집단 따돌림 현상을 우리 사회가 해결치 못하면 가정 평화, 나아가 사회의 번영과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가정 및 학교의 위기는 국가경쟁력의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의 해결을 위해 가정 및 학교는 물론, 사회와 국가 차원에서 적극 나서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 힘과 뜻을 모아야 하는 것이다. 사랑의 근간인 가정이 집단 따돌림 등으로 위협받아선 안된다. 남의 일이라고 외면해서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