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지친 자들의 요람이어야 할 복지시설에서 인권이 짓밟히고 있다. 한쪽에서는 필로폰에 취해 인륜이 무너지고 있다. 김포에서 장애인 보호시설을 운영하는 60대 목사가 수용자들을 감금하고 정신병치료약을 수십알씩 장기간 강제적으로 먹여 6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자신에게 반항하는 수용자들에게 정신병치료약을 먹였다고 하는데, 이들은 길어야 6개월을 못 버티고 죽어 나갔다. 일부 여성 수용자들은 그의 성적 노리개가 됐다. 수용 여성 3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방과 차량, 모텔 등지를 전전하면서 70여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피해자 가운데는 자신의 아들과 결혼시킨 수용자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보호시설 내부는 곰팡이와 벌레들이 살 정도로 위생상태가 엉망이었다고 한다.

안산에서는 청소년과 임신부, 부녀자에게 무차별적으로 필로폰을 투약, 중독시킨뒤 이들과 집단으로 성관계를 가진 자칭 뽕사냥꾼이 검찰에 적발됐다. 사냥꾼의 표적이 된 부녀자는 확인된 것만 20명이 넘는 실정으로 임신중인 상태에서 집단 성관계를 벌인 미성년자와 20대 여성도 있었다. 마약전과 6범인 유모씨는 인터넷 채팅이나 소개를 통해 알게 된 부녀자들과 함께 모텔을 돌며 필로폰을 함께 복용한 뒤 집단 성관계를 갖는 등 환각상태에서 성파티를 벌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굳이 천부인권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라도 용납될 수 없다. 더구나 선행으로 포장한 인권유린은 더 사악하다. 멀쩡한 부녀자들을 마약으로 꼬득여 악의 구렁텅이로 내 몬 뽕사냥꾼은 가정은 물론 사회를 좀먹는 악의 근원이 아닐 수 없다. 목사와 뽕사냥꾼은 죄값을 치르겠지만 그들이 남긴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가슴이 꽉 막히는 가정의 달이다.

이같은 만행들이 버젓이 일어날 수 있었던 사회현상도 문제지만 더 큰 책임은 관련 당국에 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문제의 장애인 시설만 해도 비인가 시설이라 한다. 이런 시설이 수년간 방치됐다면 그 만큼 당국이 무관심했다는 방증이 된다. 또한 인가 시설, 비인가 시설 차원을 떠나 감독만 철저히 했어도 그같은 만행은 발을 붙일 수 없었을 것이다. 뽕사냥군 문제 역시 사이버 범죄, 마약범죄의 예방 및 수사 등에 구멍이 뚫렸다는 증거다. 관련당국들은 예산타령, 인력타령 등만 내세우기에 앞서 관리 감독 및 수사 등 본연의 임무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