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가 끝났다.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 이후 각 정당과 후보들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지역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았다. 이제 당선자들은 그동안 약속한 정책과 공약들을 성실히 수행하고 공복으로서의 사명을 완수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낙선자들 역시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지역과 나라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실천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각 정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 함축된 국민의 민의를 읽어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은 압승했다. 전국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호남권을 제외한 경기·인천·서울 등 대부분을 석권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도 한나라당의 약진이 두드러져 경기·인천의 시장·군수 구청장 가운데 상당수의 당선자를 냈다. 당초 예상은 됐지만 그것도 큰폭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에서 안정을 원하는 국민들의 기대가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승리 분위기에 편승, 자만하기 보다는 앞으로 민심을 외면한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이같은 냉혹한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아울러 지방자치의 정착과 선진화에 최선을 다해줄 것은 물론이고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정치에 올인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반면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패배를 안겨준 민의를 정확히 파악하고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민생과 경제를 외면하고 편가르기와 우선순위 없는 개혁 등 포퓰리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염려가 표심에 실려있다고 볼 수 있어서이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은 국민들의 민의가 어디에 있었는가를 먼저 정확히 인식하고 국민의 심판을 달게 받아들여 심기 일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다시말하면 국민들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은 열린우리당은 멀리 떠나버린 민심을 이제부터라도 추스르기를 당부한다.

이와함께 승리한 한나라당이나 패배한 열린우리당 모두 이번 선거의 저조한 투표율에 주목하고 반성해야 한다. 이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혐오감이 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어 이에대한 정치권의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하겠다. 끝으로 정치권은 선거 결과를 떠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의미를 다시한번 깊이 새겨야 한다. 정치권은 선거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희망이 있고 분열보다는 통합, 파괴보다는 화합을 지향하는 선진·민생정치를 펴나가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