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열기 속에서도 경기도정 인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아울러 열흘 후 출범할 민선 4기 김문수 도지사 체제에서 일하게 될 도 산하 기관·단체장 인선도 물밑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21개 기관·단체 가운데 몇 곳의 장이 바뀔지 아직 확정된 바 없으나, 대체로 절반 가량은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누가 어느 자리에 갈 것인가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그런데, 일부 기관·단체장으로 거명되는 인사의 경우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경우도 없지 않다. 경륜과 전문성에서 함량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차기 도지사에게 우선 당부하고 싶은 점은 투명한 인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하나마나한 당부일 수 있다. 투명성 요구는 시대의 대세이고 도민들의 한결같은 여망이기 때문이다. 민선 3기를 거치는 동안 산하 기관·단체장 인사를 놓고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잡음이 없었던 때가 없었다. 신임 당선자가 전리품을 나눠주듯 '보은인사'를 하는 관행을 이제는 완전히 버릴 때가 됐다. 중앙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경기도에서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나라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밀실공천 등으로 거센 비난을 받았던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인선의 기준은 전문성이 최우선이어야 한다고 본다. 도가 산하 기관·단체를 별도로 두는 이유 자체가 전문성의 확보 때문이다. 그 분야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성을 가진 인사가 수장이 될 때 그 산하 기관·단체가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또한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이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가 임명되어 도 행정의 뒤치다꺼리와 도지사 치적 생색내기 사업에 몰두했던 전례에 비추어 다시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는 조직을 장악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도민의 세금으로 세운 산하 기관·단체가 제구실을 못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산하 기관·단체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존중한다면 검증된 인사를 투명한 절차를 거쳐 임명하는 것이 최상이다.

오로지 전임자 사람이라고 해서 교체를 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된다.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각도로 검증해 본 뒤에 여론까지 수렴해서 인선을 해도 늦지 않다. 민선 4기가 인사에서부터 참신한 새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