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청라지구가 논란 거리다. 청라지구는 송도국제도시와 함께 경제자유구역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도 개발사업이 겉도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외형상 이유는 기관간 불협화음에 있다. 인천시와 한국토지공사 그리고 재정경제부 등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인천경제의 축인 자동차 산업을 위해 자동차 부품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대우자동차의 몰락으로 인한 지역경제의 폐해와 관련 기업의 부도를 눈물로 지켜보았던 인천으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GM 대우로 거듭난 지역경제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는 문제다. 그러나 토지공사와 재경부는 당초 계획대로 관광·레저·국제업무 단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토지공사는 외자유치를 위한 국제공모 설명회에서도 산업단지 조성은 포함되지도 않았고, 청라지구의 다른 기능과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중간에 변경하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재경부도 같은 이유를 들어 인천시의 입장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재경부나 토지공사의 주장은 구태의연하다. 이미 관광·레저단지 계획은 같은 경제구역내의 용유·무의 지역에도 있다. 물론 10년째 여전히 그림일 뿐이다. 재경부가 바꿀 수 없다는 청라 컨셉도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미 망한 12년전 동아건설의 계획을 수정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세상에 바꿀 수 없는 목표가 어디에 있는가. 외자유치도 그렇다. 인천 지역의 외자유치의 가능성과 실적은 그렇다 치고, 외자 유치에 의한 개발계획은 이미 한물간 정책이다. 그런데도 왜 서로 반대하는가. 산업단지가 청라지구의 아파트 분양사업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송도만을 고집하면서 다른 지역의 개발계획을 거부해왔던 인천시의 과거행태와도 관련되어 있다.

 결국 아파트를 위한 청라나 일자리 없는 청라는 인천의 미래가 아니다. 46만평의 골프장과 골프 빌리지가 우선인지, 아니면 첨단산업에 기초한 일자리가 우선인지. 동아건설이 하면 안되고, 토지공사가 하면 왜 가능한지. 외자유치를 빙자한 개발사업과 기관이기주의 그리고 시민들의 일자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듭된 탁상행정. 바로 시민들이 쳇바퀴 행정을 보면서 분노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