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문호 안톤 체홉의 한 단편중에 3등열차가 있다.
광대무변한 시베리아 벌판을 횡단하는 열차이다.
며칠을 두고 달려가도 끝 닿는데 없는 황막한 기차여행.
이 3등열차에 타고 있는 승객들은 기차가 출발할 때부터 종착역에 닿을 때까지 한가지 화제로만 시종한다.
밀가루값 타령이다. 며칠 사이에 얼마가 오르고 한달간의 상승률을 계산하면 몇 퍼센트가 된다는 푸념들이다.
화제가 하나뿐인 서민들의 일상. 체홉은 이렇게 건조하고 고달픈 서민들의 모습을 3등열차에 담은 것이다.
브라질발 금융공황이 봄을 기다리는 세계경제에 한랭기류로 작용하고 있다.
자국의 화폐값은 추락하고 물가가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게 브라질의 요즘이기 때문이다.
40여년 전엔 브라질 인플레에 관한 이야기가 오랫동안 세계 많은 신문들의 면을 차지했었다.
물가상승률이 물경 80%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야생마가 달려가는 것 같은 인플레션이었다.
이런 현상을 캘러핑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네발 달린 짐승이 뛸때 그 발이 하나도 땅에 붙어있지 않은 것같은 동작을 이르는 표현이다.
질곡의 IMF터널을 지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의 물가는 환율의 직격탄을 맞은 것 외에는 비교적 안정된 것이라고 정부에서 발표했다.
하지만 장바구니 물가, 가계부의 물가는 그렇지가 않다.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요금에 대해 불만이 대단하다.
금년들어 각종 공공요금 인상안이 경쟁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1월1일부터 담뱃값이 10% 올랐고 1월18일부터는 서울지하철 요금이 구간별로 50원씩 올랐다.
중.고교 수업료.입학금을 평균 9.6% 올리기로 했다. 국립유치원.방통대학도 마찬가지다.
전기료.수도료의 인상안은 시행일만을 기다리는 상태이고 한국방송공사도 시청료를 무려 1백~2백% 올리겠다는 것이다.
한국통신공사 역시 시내 전화요금의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야말로 「공공요금 줄줄이 상향조정」이다.
여기에 「설 물가」까지 춤추고 있다. 이래도 되는 것인지 물가당국에 묻고 싶다.
오르는 공공요금
입력 1999-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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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2-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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