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갑도에 핵폐기장을 유치하겠다는 한국해양연구소의 발상이 우습다.그것도 고작 자신들이 소유한 토지의 활용을 위해 나섰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그러나 과연 이같은 일이 한국해양연구소 독단적으로 추진한 문제로 치부하고 넘어가야 되는 일인지. 그러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너무 많다,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 핵폐기장 선정을 놓고 인천시전체가 들썩거릴 정도로 우여곡절을 겪은것이 불과 몇년전의 일인데..

알려진바와 같이 선갑도는 굴업도와 지근거리에 위치한 무인도다.

한국해양연구소는 당초 굴업도에 핵폐기장이 들어설것으로 보고 이곳에 약 75만여평의 땅을 구입, 핵폐기장으로부터 비롯되는 문제를 조사하기위한 연구소건립을 계획했었다.그러다 굴업도 핵폐기장 건립이 무산되자 연구소측 계획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번에 해양연구소측이 이 부지를 후보지로 내놓으며 인천시에 협조를 구한것이다. 알려지면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는데도 말이다. 과연 이러한 일을 해양연구소측이 독단적으로 추진했겠는가 의심이 가지 않을수 없다.

그동안 보여온 인천시의 행태도 이상하다.

인천시는 선갑도에 핵폐기장을 유치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후 서둘러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는등 인천시와의 무관함을

주장했으나 설득력이 약했다. 관계자의 표현대로라면 한국해양연구소의 제안이 일고의 가치도없고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치 않아그대로 묻어두었다고 한다.

말이않된다. 사안이 핵폐기장 유치문제인데 어찌 중대하지 않다는것인지.따라서 담당부서에서 밝힌대로 제안 자체가 일고의 가치도 없었다면 한국해양연구소 측이 방문한 그날 공개했어야 옮았다. 아울러 인천시의 입장도 그날 밝혔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개월이상 묻어두었다가 환경시민단체들의 쐐기를 박는 강력한 문제제기와 언론의 '핵폐기장 유치문건'폭로 이후 서둘러 진화에 나선것은 또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한전과 산업자원부가 1천억원이 넘는 지역 지원금을 걸고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특히 인천시 관계공무원이 산자부가 추진한 사업설명회에 참석을 했었고 이러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져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럴리야 없지만 행여 지원금이 탐나 감추고 있었다면, 또 그럴 의도가 있었다면 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

비록 인천시의 해명성 내용공개로 선갑도 핵폐기장 유치논란은 일단 수면밑으로 잠겼다. 그러나 문제는 다시 불거질수 있다는데 있다. 산자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추진중인 부지 공모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2월이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는 핵페기장 같은 중대사안을 유치하는데 연구소 독단적으로 결정했겠느냐 하는데서 비롯된다.무엇인가 정부부처끼리의 물밑작업이 있었다면 충분히 예견해 볼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앞서 유추한 부처간의 협의부분을 놓고 볼때 내년 2월이후 정부가 선갑도를 핵폐기장 후보지로 일방 지정할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이같은 해석은 물론 가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가정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보아왔다. 핵폐기장 부지로 굴업도가 선정되기까지의 과정이 대표적인 예다. 그래서 지금 인천시민을 비롯 환경사회단체 모두가 가시화되지 않은 핵폐기장 유치반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鄭 俊 晟 / 인천본사 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