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상류층 지도층등 높은 신분일수록 더 많은 도덕적 의무를 져야 한다는 뜻의 용어인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
 권력과 금력 명예를 가진 우리나라 상류층의 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위를 넘었고 이들을 보는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보편화되고 있는 지금 노블레스 오블리지는 매우 절실한 과제라 아니할수 없다.
 한국의 국가청렴지수가 97년 34위에서 98년 43위 99년 50위로 나날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1968년 태평양함대사령관을 지낸 미국인 존 매케인 2세는 베트남전쟁 당시 폭격기 조종사로 전투에 참여한 아들이 미사일 피격을 당해 포로로 잡혔다. 그러나 매케인 2세는 자신의 지위와 영향력이 막강함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석방을 위해 어떠한 로비도 하지 않았다.
 특히 베트남군 수뇌부가 제의한 아들의 우선석방도 거절했다. 이유는 포로는 붙잡힌 순서대로 석방되어야 한다 라는 것이었다.
 포로로서 고통을 감내하고 있던 매케인 2세 아들도 아버지와 같은 의지를 피력했다. 결국 매케인 2세 아들은 포로생활 5년만인 73년 석방됐다. 전쟁이 종전되기 한해전이다. 그 아들은 다름아닌 현재 미국 3선 상원의원인 존 매케인이며 미국이 자랑하는 미국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지'다.
 또 일본에서는 늘 모자라고 배고픈듯한 하라하치부(復八分)를 생활신조로 하고있는 사회지도층의 근검절제하는 생활이 국민들의 사표가 되고있다. 솔선수범을 근간으로 하는 일본판 노블레스 오블리지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상류 지도층의 가장 큰 병폐는 그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에 상응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으데 있다'라는 지적처럼 지난 1년간만 해도 우리사회 지도층들의 일그러진 추한 모습이 만연돼 국민들 가슴을 멍들게 했다.
 개혁의 중심축이라는 금감원을 비롯 고위공직자들이 기업인들과의 금품수수로 줄줄이 철창행을 했는가 하면 선비정신을 강조해 온 대학의 중견·원로교수들이 뇌물을 받아 구속되기도 했다. 또 앞장서 편법을 동원 대학 부정입학을 저지르기도 했다. 정치인은 국민의 고통을 외면한채 직무유기를 일삼았고 졸부와 가진자들은 윤리와 도덕을 망각한채 금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또 무슨 사건이니, 무슨리스트니,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정도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느한곳 검은 돈줄의 커넥션에 묶이지 않으곳이 없을 정도 였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이를두고 지극히 일부라고 강변하며 국민을 호도하려 들기도 했다. 경제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권력과 명예, 금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오늘의 위기상황에 대해 깊이 자성하고 책임을 져야한다. 그리고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 보다나은 세상을 열어가는데 앞장서고 아울러 검소한 생활로 솔선수범하여 상처입은 이웃을 위해 베풀고 함께 나누어야한다. 또 `나'라는 중심에서 `너'라는 중심으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오늘날과 같은 위기의 골이 깊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사회지도층이 깊이 자성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으며 검소한 생활로 솔선 수범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누굴믿고 이 위기를 헤쳐나갈수 있겠는가.
 새해 다시한번 희망을 가지며 사회지도층이 더욱 헌신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지 정신의 실천을 기대해본다. <정준성(인천본사 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