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January)은 한해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지닌 라틴어 'Januarius(야누스의 달)'를 어원으로 하고 있다.
고대 로마인들은 천지간 모든 사물이나 장소에는 비인격적인 신, 또는 영이 있다고 믿었다.
그중에서도 앞뒤로 두개의 얼굴을 가지고 문을 지키는 야누스를 모든 사물의 출발점의 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 가운데 최고의 지위가 주어졌으며, 한해 계절의 개시자로 숭배돼 왔다.
오늘날의 야누스는 신의 영역이 인간의 영역으로 넘어 오면서 표리부동의 이중성을 꼬집는 대표적 어휘로 불리고 있다.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4대 지방선거에 이어 국회의원 재·보선, 그리고 대통령선거등 굵직한 선거일정이 일년내내 이어진다.
속과 겉이 다르고 원칙이 나뒹구는 선거로 시작해 선거로 저무는 한해가 될까 걱정이 앞선다.
한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의 의미는 누구에게나 남다르지만, 책임지는 이 없는 변질된 원칙이 난무할까 우려된다.
선거의 막을 4대 지방선거가 연다. 지방선거는 대선 전초전 성격이 짙다. 이러한 이유로 여야 중앙당과 대선 후보들이 사활을 걸었고, 사실상 전국선거로 치러질 전망이다.
고삐 풀린 선거자금과 정파간 극한의 대결로 자칫 나라의 기반이 휘청거릴지 모른다.
출마예상자들은 나라를 바로 세우고, 민생의 복리를 걱정하고, 복지국가 또는 살고 싶은 도시건설을 예나 다름없이 출마의 변으로 내세우겠지만, 국민·시민들의 관심이 저만큼 먼 것도 4년 전과 다를 게 없다.
유권자를 유혹하는 선거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것이고, 그래서 선거자금은 끝 모르게 나돌 것이 예견된다.
한해의 개설자로서가 아닌 양면성을 지닌 또 한번의 야누스적 설(舌)의 잔치를 경험하며 당연한 절차로 자리잡고, 이를 바라보는 대부분의 민초들은 내일 아닌 양 지나칠 것이다.
지방선거에 재출마하려는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민선 2기때 공약한 사업의 30%정도가 공수표라는 통계다.
이같은 통계는 이뿐 아니다.
그 전의 수치도 지방정가에 입문하려는 광역·기초단체장, 이를 바로잡겠다며 의회의 문을 두드린 인사에 의해 만들어 졌고, 이러한 것들이 새해 벽두, 새롭게 출발하려는 뭇사람들의 마음가짐을 흐트러 놓기도 한다.
이번 선거도 시작이 예나 다름없음이다. 재선 삼선을 노리는 현직 장들이 줄세우기에 나서고, 인사권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 그렇다.
이에 발끈한 고위 공직자가 20여년 봉직한 자리를 뛰쳐나와 굿판을 준비하는 것도. 여기에 줄서기가 꼬리를 무는 것도 그렇다.
지역경제와 살림살이는 뒷전으로 쥐꼬리만한 권력과 출세만이 이들을 자극하며 변칙이 원칙으로 변질돼 되풀이 되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
민초들은 또다시 지켜지지 않을 공약을 앞세워 서민들을 농락할 것이라는, 그래서 또 한번의 허탈감을 맛봐야 한다는 지레 짐작이 한해의 시작부터 상실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러한 상실감은 책임의식을 멀게하고 선거판은 출마자들의 잔치로 전락, 들어주는 이 없는 유세장을 돌며 종국에는 누군가 대표로 선출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도 대표를 자처하며 선거판에 뛰어든 인사나 대표를 뽑아 지역을 맡기는 유권자 누구하나 잘못을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모두가 잘못된 부분을 찾아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진정한 자성없이 희망부터 앞세우고 내일의 복지를 바라는 것은 성급하며 모두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볼 일이다. 한해를 마치고 한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의미가 퇴색된 야누스적 양면성을 다시 보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새해, 지난해 흐트러졌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한해를 준비하는 초심으로 돌아가자. <조용완 (지역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