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지난 10일 팀장급 요원 26명을 보직이동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김용규 신임 시장 취임전 '살생부'설이 떠돌았던지라 초미의 관심사였고, 특히 신임시장이 그동안 잘못된 인사관행을 바로잡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를 깨끗이 배반했다. 공직자들은 물론 시민들까지도 구태의연한 인사관행에 전혀 달라진게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만사'라는 '인사'를 첫단추부터 이렇게 끼워놓고 어떻게 4년간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펼칠 수 있겠는가 라는 한탄이다.

김 시장은 서열을 존중하는 가운데 능력있는 직원은 과감히 발탁, 광주시를 발전시키는 주역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연공서열은 무시됐으며 힘없고 줄없는 직원은 누구나 기피하는 한직으로 밀렸는가 하면, 어느 계장은 15개월 동안 3번씩이나 자리는 옮기는 등 몇몇 계장은 단지 줄이 없다는 이유로 '전보제한 규정'을 어겨가면서까지 혹독한 인사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 시장이 시의회로부터 상식을 넘어선 인사라는 지적을 받은 뒤 다시는 '전보제한'을 어기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임시장이 또다시 규정을 어기는 인사를 함으로써 결국 의회를 무시하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연공서열을 무시하고 능력과 실력을 배제한 승진이나 보직인사가 계속된다면 업무는 내팽개치고 인사권자에 눈도장과 눈치보기로 인해 공직사회는 병들게 돼 조직가동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다.

이런 인사가 계속된다면 대다수 공직자들은 희망을 잃게 될 것이고 정말 능력있는 공직자들은 공직사회를 떠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