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는 지난 3일 성남교육청과 분당 파크뷰 시행사인 에이치원개발 사이에 1년여동안 계속돼온 백궁·정자지구내 학교부지 매각협상이 시의 '중재'로 타결됐다며 요란스레 3쪽짜리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지난 1년 반 동안의 시 행적을 돌이켜보면 이날의 자화자찬은 왠지 쓴웃음만을 자아냈다.

지난해 3월 성남교육청은 “조성원가(180억원 상당)에 공급하도록 돼있는 초등학교등 정자지구내 2개학교부지에 대해 에이치원측이 매입가보상(530억 상당)을 요구한다”며 “협의가 이뤄질 때까지 파크뷰의 건축허가를 유보해달라”는 협조공문을 시에 보냈다.

시는 그러나 3개월뒤 빠른 공사진척을 고려한 듯 에이치원개발에 건축허가를 내줬다. 물론 협의를 거치지 않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성원가에 학교부지를 공급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그러나 이후 시는 이 단서조항에 대해 의도적으로 밝히기를 꺼려하는 행태를 보인다. 에이치원측이 토공으로부터의 매입가 보상을 요구하며 학교부지매각을 거부, 학교신설에 차질까지 빚어졌지만 시의 조치는 뒤따르지 않았다.

결국 교육청이 '조성원가의 개념을 명확히 밝혀달라'는 공문을 수차례 보내자 마지못해 교육청의 손을 들어주는 등 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러던 시가 보도자료에서 밝힌 바로 그 '중재'에 나선 것은 지난 7월부터. 파크뷰 특혜분양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고 6·13지방선거로 시장이 교체된 이후다.

회사대표의 구속으로 풍비박산 난 에이치원을 상대로 “조성원가에 학교용지를 공급하지 않을 경우 공사를 중지시키겠다”며 정의(?)의 칼을 휘둘렀다. 1년을 넘게 끌던 협상이 시의 엄포성 발언으로 한달만에 조성원가에 학교부지를 넘기는 것으로 결말이 났다. 말 그대로 시의 적극적인 중재 결과다. 그러나 인정하기에는 왠지 찜찜한 구석이 있다. <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