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인사(人事)는 시청밖에서 이뤄진다?'

지난 4일 성남시는 6급 공무원 120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공교롭게도 성남시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인사와 관련된 한장짜리 성명서를 냈다.

보복인사 금지와 원칙이 지켜지는 인사 등 공직협이 요구할 수 있을 법한 내용들을 담았다. 그러나 유독 '공무원 인사에 관한 외부 세력개입의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문구는 눈길을 끌었다. 말대로라면 시청인사를 외부인이 쥐락펴락하며 떡 주무르듯 하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 그동안 시청내부에서는 이대엽 시장 취임이후 이뤄진 2~3차례의 국·과장급의 인사를 통해 전직공무원출신으로 시장 측근인 A씨가 사실상의 인사권자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심지어 A씨를 지칭해 '밤의 시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시청내 공무원들은 이 인사(?)에게 줄을 대기 위해 혈안이 됐었고 실제로 줄을 댄 공무원들은 영전하는 혜택을 누리기도 했다.

더욱이 국·과장급인사는 물론 이번 6급 공무원 인사에서까지 A씨와 직·간접적으로 연을 맺고 있는 공무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자 공직협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공직협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있을 7급 공무원인사에서도 이같은 일들이 벌어진다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까지 내비쳤다.

특히나 최근에는 A씨가 주요 이권사업에 개입해 청탁까지 한다고 한다. A씨의 힘으로 요직에 임명된 공무원이나 신변불안을 느끼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그의 청탁은 거부할 수 없는 압력인 셈이다.

“허가를 내줘서는 안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인사상 불이익 당할 것이 두려워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한 공무원의 말은 시 공무원인사에 왜 외부인이 개입해서는 안되는지를 너무나 극명히 보여준다. <왕정식 (지역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