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은 정부가 지정한 제8회 여성주간이다. 올해는 '양성평등! 새로운 문화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서울에서는 호주제 관련 특별 전시회, 평등문화 특집 프로그램, 모성보호 캠페인, 양성평등 글짓기 대회 등이 펼쳐지고 있다.

한때 여성분야에서만큼은 앞서간다고 자부했던 경기도. 올해는 도지사 일정 때문에 기념식은 정작 여성주간이 끝난 뒤인 8일 열린다. 또 여성과 주부가 동일시됐다며 폐지했던 '주부의날' 기념식을 부활시켰다.

경기도가 마련한 여성주간 기념행사는 이밖에 같은날 오후 '인순이 콘서트', 기간중 남한산성 등 문화유적과 박물관·미술관 12곳의 입장료 감면, '양성평등' 주제의 현수막이 전부다. 도 관계자는 “경제가 어렵고 매년 반복되는 행사성 행사를 지양했다”고 밝혔다.

31개 시·군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유명 여성인사의 강연회를 준비한 지자체도 있으나 대다수는 아줌마가요제, 그림·꽃꽂이·공예 등 여성 작품 전시회, 난타 등 문화공연과 체육행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여성주간' 시행 취지에 부합하는 지도 의문이지만 여성을 여전히 유휴인력으로서 대상화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성주간'은 지난 96년 여성발전기본법이 시행되면서 '남녀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됐다. 또 올해는 유난히 양성평등을 향한 이슈들이 뜨겁다. 연초 '호주제 폐지'가 사회적 핫이슈로 등장, 호주제 폐지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는 상태며 보육업무의 보건복지부에서 여성부로의 이관을 둘러싸고 보육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크게 일고 있는 등 양성평등과 직결된 현안들이 대두돼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와 도내 일부 지자체의 '여성주간' 행사가 유난히 김빠져 보이는 건 이 때문이다.

지역의 여성단체를 비롯한 여론주도층은 올 들어 경기도가 의미있는 여성정책을 전혀 내놓지 못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올 여성주간의 부실과 빈곤이 “경기도에 여성정책 브레인이 없다”는 말과 관계없는 것이기를 바란다./류주선<문화체육부>